영국 단체 “북 노동자들, 중국 어선에 감금돼 강제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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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노동자들이 수년간 중국 어선에 갇혀 노동 착취에 시달리고 있다는 증언이 담긴 보고서가 공개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의 감시는 물론 해당 수산물이 유통되는 나라들의 주의와 수입 금지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선원 , 중국 어선에서 최대 10년간 갇힌 채 노동

영국 환경 단체인 환경정의재단(EJF)은 2019년부터 2024년까지 남서 인도양에서 조업한 중국 참치잡이 어선들이 북한 노동자들의 노동력을 착취했다는 보고서를 22일 공개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최소 12척의 중국 원양어선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일했으며, 이들은 불법 어업과 돌고래 포획에 연루된 배에서 수년간 바다에 갇혀 강제 노동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단체가 인터뷰한 인도네시아 및 필리핀 선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선장들은 북한 노동자들의 존재를 알고 있으면서도 의도적으로 은폐했습니다.

북한 선원들은 선박 간 환승(trans-shipment) 방식으로 육지에 돌아가는 것이 차단됐으며, 항구에 정박할 때조차 배를 떠날 수 없었고, 휴대전화 사용도 금지되는 등 심각한 노동 착취와 인권 침해를 당했는데요.

한 인도네시아 선원은 “6명의 북한 노동자가 4년 계약이 끝난 후에도 귀국하지 못하고 다른 배로 옮겨졌다”고 증언했습니다.

수집된 증거에 따르면, 북한 노동자 상당수는 선박에서 수년간, 경우에 따라서는 최대 10년 동안 육지에 돌아가지 못한 채 일했으며, 일부는 북한으로 돌아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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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정의재단'(EJF)이 22일 발표한 중국 어선에서 강제 노동을 하는 북한 노동자에 대한 보고서. /EJF 보고서 캡처 (Soyoung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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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러한 노동착취는 기존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회피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북한 선원들의 노동력을 착취해 포획한 해산물들은 영국과 유럽연합(EU) 국가, 아시아 지역의 수산시장에 공급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 노동자 고용 · 생산품 조달 관여한 개인 및 단체 제재해야

보고서는 유엔 및 EU 회원국들이 북한 국적자에게 노동 허가를 발급해선 안되며, 자국 내 북한 노동자를 송환해야 한다는 유엔 결의를 재확인했습니다.

또 북한 및 북한 국적자가 공급하는 수산물을 취득하거나 조달하는 것도 불법으로 간주한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미국 정부는 북한 노동자 고용에 관여한 개인 또는 단체에 대한 제재, 북한 노동자 파견에 관여한 개인 또는 단체에 대한 제재를 부과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북한에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수산물을 수입한 개인 또는 단체에 대한 제재도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스티브 트렌트EJF 회장은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원양어선에서 불법 노동과 인권 침해가 만연하며, 특히 북한 노동력이 투입된 수산물이 유럽과 북미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며 “기업들이 공급망 투명성을 강화하고, 확실한 검증이 이뤄질 때까지 중국산 참치를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가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렌트 회장] 중국은 여기에 큰 책임이 있으며 그들이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우리는 어류 자원의 파괴, 어류 자원의 감소, 지속적인 불법 어업 및 이와 관련된 모든 인권 침해를 계속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이 (문제 해결을) 주도해야 합니다.

트렌드 회장은 북한 노동자의 불법 노동에 의한 중국 어선의 불법 행위와 관련된 문제를 오는 4월 부산에서 열리는 ‘아워 해양 컨퍼런스(Our Ocean Conference)와 6월 프랑스 니스에서 열리는 ‘유엔 해양 컨퍼런스’에서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