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60세 이상 주민 사사여행 대폭 허가

0:00 / 0:00

앵커: 최근 북한에서 중국으로 사사여행을 떠나는 주민들이 부쩍 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당국의 사사여행자(친인척 방문자)에 대한 까다로운 출국비자 심사가 다소 느슨해진 까닭이라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23일 “최근 중국으로 사사여행을 떠나는 주민들이 부쩍 늘고 있다”면서 “보위부의 출국 비자 심사 절차가 완화되었고 신청기간도 훨씬 단축되어 60세 이상 주민은 중국에 연고만 있다면 누구라도 사사여행 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예전에는 중국 사사여행을 신청하려면 보통 인민폐 2천위안~3천위안 정도의 뇌물을 바치고도 수개월씩 기다려야 했다”면서 “하지만 요즘은 중국에 연고가 있는 사람이 사사여행을 신청만 하면 한 달 이내로 출국허가증을 내주는 실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최근 청진시의 한 주민이 친척방문차 중국을 다녀왔다”면서 “그는 세관 출입국 검사 과정에서 조선의 사사여행자가 예전보다 대폭 늘어난 것에 놀랐는데 그들 대부분이 60세 이상의 노인들이어서 다시 한번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작년까지만 해도 국가에서 지정한 특별대상을 제외하면 40대 주민은 사사여행증을 신청조차 할 수 없었다”면서 “젊을수록 외국에서 생각이 바뀌어 눌러 앉거나탈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아 사법기관에서 40대이하의 출국허가 신청 자체를 제한해 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그런데 요즘은 뇌물이나 빽(배경)이 없어도 60세 이상이면서 중국에 연고가 있으면 사사여행증을 발급해주고 있다”면서 “더구나 사사여행자에 강제적으로 내려 먹이던 과제(중국에서 물건을 구입해 귀국후 기관에 바치는 행위)도 따로 부과하지 않고 있어 중국에 연고가 있는 웬만한 사람들이 다 중국으로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24일 “최근 들어 중국세관에서 줄을 길게 선 사사여행자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 “특히 중국에 입국하는 사람들 중 나이든 주민들이 많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어떤 날은 사사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주민과 그들을 기다리는 가족들이 몰려들어 남양세관주변이 북새통을 이룬다”면서 “이들 사사여행자들은 식량이나 일반 생필품, 중고품에 이르까지 장사가 될 만한 것이면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사들여 오는 형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요즘 사사여행증을 신청하면 국내 여행증보다 더 빨리 발급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면서 “출국비자를 발급받으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반간첩투쟁전람관’ 참관과 사상교양도 생략한 채 간단한 주의사항만 주입시킨 뒤 출국을 승인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최근 국제사회가 대북제제의 고삐를 더욱 조이는 가운데 장마당에 부족한 생필품을 조달하기 위해 탈북 가능성이 낮은 60세 이상 주민의 사사여행을 대폭 허가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