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예년에 보기 드문 폭염으로 북한의 올해 농사작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마당 농산물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주민들은 벌써부터 식량난을 걱정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26일 “올해 예전에 없던 폭염과 가물(가뭄)로 농작물 피해가 크다”면서 ”농작물들이 폭염으로 말라 붙었는데 어떤 농장에서는 피해가 너무 커 예상 수확고를 판정할 수가 없어 상부에 보고도 못하는 형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협동농장들의 피해도 문제지만 소토지(개인이 일정기간 국가로부터 임대한 땅) 농사를 지어 생계를 해결하던 주민들의 피해는 더 크다”면서 “대부분 소토지는 산비탈을 일구어 조성한 농지로 경사면에 있다 보니 가물 피해가 더 심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농촌 주민들의 경우, 온 가족이 소토지 농사에 목숨을 걸 정도로 중요한 생계수단인데 이번 폭염과 가물로 인해 가을이 와도 거둬들일 게 별로 없다”면서 “협동농장에 이어 소토지 농사마저 잘 안 되면 주민들이 먹고 살수 있는 기본 통로가 끊기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도시사람들은 그래도 장사라도 해서 먹고 살 길이 있지만 농촌에서는 장사할 환경이 되지않고 농사까지 안되면 사람들이 굶어 죽을 수도 있다”면서 ”이번 폭염 피해가 너무도 심해 민심까지 흉흉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불안감을 내비쳤습니다.
소식통은 ”함경북도의 경우만 보아도 이번 폭염으로 하여 남새(채소)들이 말라죽어 농장이나 개인들이 시장에 공급하던 남새 물량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면서 “남새가격이 폭등해 일반 사람들은 남새를 먹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주민들속에서는 남새 작황이 지금처럼 나빠지면 가을에 김치를 담글 수 있는 집이 몇이나 되겠느냐”면서 “폭염과 가물피해 상황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9.9절 행사에만 정신이 팔려있는 중앙 당국을 원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RFA자유아시아방송 이명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