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북한의 원산 지역이 관광 분야뿐 아니라 식품제조에서도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원산에서 생산한 식료품이 평양의 공장에서 제조한 식료품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3일 “지금까지 국내시장에서는 평양의 식료품 공장들이 외국 식품을 그대로 모방해 생산한 식품들만이 고급한(질좋은) 식품으로 인정을 받아 왔다”면서 “그러나 요즘에는 강원도 원산의 식료품공장에서 생산된 식품들이 장마당에 공급되면서 평양에서 만든 식품과 품질 경쟁을 벌리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에서 식품의 국산화를 강조하면서 평양의 ‘금컵체육인종합식료공장’과 ‘경흥식료공장’ 등에 광물 등 원자재 수출권을 보장함으로써 식품원료를 수입할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하도록 길을 터주었다”면서 “이 같은 특혜에 힘입어 평양에서 제조한 식료품이 장마당을 독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올해 강원도 원산을 현지지도한 김정은이 원산을 국제관광지구로 개발할 것을 강하게 지시하면서 관광산업 뿐 아니라 송도원종합식료공장 등 식품공장들도 함께 힘을 얻게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아직까지 유엔의 경제제재가 풀리지 않았지만 평양과 원산의 식품공장들은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를 중국에서 대량 수입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해 질 좋은 식료품을 생산해내고 있다”면서 “평양의 식품공장들이 수년 전에 먼저 국제식품안전관리인증인 ‘ISO 22000’을 받았고 올해에는 원산의 식품공장들도 ‘ISO 22000’ 인증을 받아 질 좋은 식품 생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평양 인근의 평성장마당에는 식품매대가 수십 미터에 달하는데 과자, 라면 등 고급한 식품들은 대부분 평양과 원산에서 만든 제품들”이라면서 “원산 송도원종합식료공장에서 생산한 식품 포장에는 국내품질감독기관에서 인증하는 ‘2.2’ 횃불상이 찍혀 있어 평양의 식품보다 더 품질이 좋은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몇 년 전만해도 장마당 식품매대에는 중국산 식품이 넘쳤는데 평양의 공장에서 양질의 식품이 생산되면서 평양 식품과 중국산 식품이 경쟁을 하는 형국이었다”면서 “결국 중국식품이 평양의 식품에 밀려난 데 이어 지금은 원산에서 만든 식품의 맛과 품질이 인정을 받으면서 평양식품과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중국 단둥의 한 북한무역대표는 “평양식품공장들과 원산식품공장에서 생산하는 식품들은 국제식품안전관리 인증인 ‘ISO 22000을 획득한 고급식품에 속한다”면서 “지금 중국과 동남아지역으로 소량 수출은 하고 있지만 아직은 조선식품의 품질이 안좋다는 인식이 강해서인지 매출은 부진한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