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가을철 라선주체화제품전시회’를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라선특구에서 개최했다는 소식입니다. 무역을 촉진하기 위해 개최된 이번 전시회에는 중국과의 합작으로 생산된 상품을 북한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주체 상품이라고 소개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16일 “오늘(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나선시에서 ‘가을철 라선주체화제품전시회’가 개최되고 있다”면서 “전시장에 출품된 모든 제품은 ‘주체화제품전시회’라는 행사 주제에 맞게 우리가 독자적으로 개발, 생산한 주체상품만을 선정했다는 것이 당국의 주장”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2011년에 처음 나선에서 개최된 ‘무역상품전시회’는 올해로 8주년이 되었다”면서” “식품, 가전제품, 목재 가공품, 의류, 의약품, 공예품 등 경공업제품 위주로 전시되었는데 올해에는 당국에서 이름도 생소한 ‘주체화제품전시회’라는 명칭을 달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전시준비를 위해 제품을 출품하는 공장들에서는 자체의 원료와 기술로 생산된 ‘주체화제품’만을 내놓아야 한다는 기준을 정했었다”면서 “그런데 막상 전시된 제품들은 거의가 중국과의 합작 기업들이 중국의 원료와 기술로 가공한 제품들 위주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과거 주민생활향상을 목적으로 개최된 경공업전시회와 달리 이번 전시는 외국의 판로개척에 목적을 둔 무역상품 전시회였다”면서 “무역거래를 위한 제품전시회를 하면서 무엇 때문에 ‘주체제품’ 운운하는 명칭을 내걸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같은 날 “나선시에 있는 공장들은 주로 신발, 의류, 식품을 생산하는데 대부분 중국인의 투자로 설립된 합영회사들”이라며 “이런 현실에서 당국이 ‘나선주체화제품전시회’에 북한의 기술과 원자재로 생산된 주체상품들이 전시되었다고 선전하자 주민들속에서 비웃음이 나오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전시회 장소인 선봉시장 건물은 개인 투자자를 끌어들여 현대식 시장 건물로 얼마전 완공된 것인데 이번 전시회가 끝나면 장사꾼들에 각 매대를 분양하게 될 것”이라면서 “변방도시인 나선시의 인구와 한적한 지리적 여건에 비해 지나치게 크고 현대적인 시장건물이 세워져 돈주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이 올해 중국 국경 인근에 ‘선봉국경시장’을 개장한데 이어 중국과 러시아의 3국 접경지인 나선에 현대식 시장건물을 신축한 것은 중국, 러시아 등과의 3각 무역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신호”라면서 “중국, 러시아와의 무역에 있어서는 유엔 대북제재가 별 효력이없는 것 같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