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체류기간이 만료된 중국 내 북한 근로자들을 일단 귀국시킨 다음 당일로 중국으로 재출국시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화벌이가 급한 북한이 중국 파견 근로자들의 재출국증명서를 국경 에서 즉시 처리해 당일로 중국의 일터에 복귀시키는 것이라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20일 “요즘 중국에 파견된 우리 근로자들 중 비자 기한이 만료된 사람들은 일단 우리(북한)측 세관에 들어왔다가 당일로 출국서류를 발급받아 재출국하고 있다”면서 “근로자들의 출입국서류에 귀국했다는 증거만 남기고 다시 중국에 나가서 일할 수 있도록 출국서류를 즉석에서 발급해주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까지는 비자 기한이 만료된 근로자들은 일단 귀국한 다음 재출국을 위한 수속이 완료될 때까지 몇 주에서 수개월씩 기다려야 했다”면서 “하지만 요즘에는 파견 근로자들의 재출국 허가 서류를 미리 작성해두었다가 입국 도장만 받고 나면 바로 재출국 시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 같은 신속한 조치는 중앙의 지시가 없이는 시행하기 어려운 일”이라면서 “외화벌이를 위해서는 중국 파견 근로자들의 장기간(계속)근무가 필요하기 때문에 출입국 절차를 대폭 간소화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엊그제 중국의 도문 개발구에 파견되어 일하던 여성근로자들이 오전에 입국했다가 잠시 우리 측 지역을 돌아보고는 오후에 바로 다시 출국하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버스 10여대가 여러 차례 오가면서 수 백명에 달하는 출입국 인원을 실어 나르고 있었으며 모처럼 귀국했다가 가족도 만나지 못하고 바로 출국하는 모습을 보니 마치 노예현장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21일 “요즘 세관근처에서 당일로 입국과 출국을 하는 우리 근로자들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면서 “특히 원정리 세관과 남양세관에서 중국 파견근로자들 행렬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특히 여성근로자들은 중국에 파견된 후 귀국할 때까지 외부출입이 금지되고 행동의 자유가 없는데 기간만료로 귀국한다 해도 자신의 집에도 가지 못하고 가족도 만나지 못한 채 바로 재출국해야 하는 처지라서 안쓰러운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