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제사회의 제재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이 해외주재 무역일꾼들이 남한 기업과 거래하는 것을 못 본채 묵인해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북제재로 꽉 막힌 무역 거래의 숨통을 트이기 위한 궁여지책이라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한 상품의 북한 유입을 원칙적으로 차단하고 있는 북한당국이 해외 주재원들에게는 남한과의 교역을 묵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 단둥의 한 무역관련 소식통은 “북조선 주재원들이 남한 기업과 거래하는 것을 전제로 남한 기업관계자를 소개해달라고 부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북한당국이 남한과의 상거래를 묵인한 것이 아니라면 무역주재원이 이런 부탁을 해올 리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북조선 주재원들은 남조선 무역 관계자를 소개해주면 사전에 상부에 보고를 해서 허가를 받는 것이 분명하며 남조선 인사를 만날 때 북조선 측에서는 반드시 두 명 이상이 나와 상담을 벌이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남조선과의 무역 거래를 원하는 북조선 주재원들은 거의가 북조선 상품의 남한 판매 가능성을 알아보려는 것일 뿐 남한 상품을 북조선으로 들여가려는 경우는 없는 것 같다”면서 “이런 점이 북조선과 중국 간의 무역 거래와 다른 특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평소 잘 알고 지내는 북조선 주재원이 북조선에서 만든 한지 견본품과 상품 선전 팜플렛을 나에게 주면서 남조선에서 이를 수입할 의사가 있는지 알아봐 줄 수 있는지 부탁해왔다”면서 “북조선에서는 한지를 ‘고려 종이’ 또는 ‘참지’라고 부르며 한지에 다양한 문양을 입힌 벽지도 생산하고 있다고 팜플렛은 소개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의 또 다른 무역 소식통은 “대북제재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북조선 당국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외화벌이에 나설 수밖에 없는 급한 사정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소식통은 “아무리 외화가 궁하다지만 북조선 당국이 해외 무역 주재원들의 남조선과의 거래를 묵인한다는 것은 과거에는 생각하기 어려웠다”면서 “하지만 현재 남한 정권의 대북 포용정책에 기대 새로운 외화벌이 창구를 모색하려는 북조선 당국의 태도 변환이 엿보이는 대목”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