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최고인민회의 14기 1차 회의에서 선출된 내각 간부 명단이 발표되면서 북한 경제일꾼들은 박봉주 내각총리의 교체에 낙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제분야의 개혁개방에 적극적이었던 박봉주 총리가 바뀌었다는 사실에 경제일꾼들은 경제개혁의 앞날에 먹구름이 낀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시의 한 소식통은 14일 “이번 최고인민회의 제14기 1차 회의에서 새로 선거된 국가지도간부들의 직책과 이름이 노동신문을 통해 전해지자 경제일꾼들의 관심은 박봉주 내각총리에 집중되고 있다”면서 “(북한)경제를 개혁개방하는 데 선진적이었던 내각총리가 왜 떨어졌냐며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우리나라에서 박봉주 내각총리만큼 국내 경제실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대처하는 실무능력자는 드물다”면서 “그는 2000년대 초반부터 농업부문에 개인농(분조관리제)을 부분적으로 실시하는 한편, 기업경영에서 행정일꾼들의 자율성을 주장하면서 사회주의계획경제를 혁신적으로 개혁하는 데 헌신해온 간부였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과거 그는 내각 부서에 국가검열위원회를 만들어 인민경제를 좀먹는 당 소속 무역회사들의 지나친 이권활동을 통제하는 등 내각 경제를 살리는데 모든 힘을 기울였다”면서 “하지만 중앙당 조직지도부는 오히려 (박봉주총리가)사회주의 계획경제를 자본주의경제로 변질시켰다는 자료를 묶어 지방에 있는 비날론연합기업소 지배인으로 좌천시킨 바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그러나 김정은정부가 출범하면서 경제사업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를 내각에 집중하는 ‘내각책임제’와 ‘내각중심제’가 강조되면서 그는 다시 내각총리로 복귀되었다”면서 “당시 경제일꾼들은 나라의 경제시스템을 개혁하는 데 혁신적인 간부를 다시 복귀시킨 당중앙의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는데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경질된 것을 보면서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내각 총리를 제대로 뽑자면 성분과 유학 출신을 보지 말고 일반 공장대학(야간대학)을 졸업했어도 현장에서 뼈를 굳혀 기업의 하부구조까지 손금처럼 꿰고 있는 박봉주 같은 사람이 올라야 한다”면서 “그는 국내 실정뿐 아니라 김정일시대부터 여러 차례 중국을 방문해 시장경제를 깊이 터득한 노련한 경제일꾼”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아직 미국의 경제제재가 지속되고 있어 나라의 재정은 바닥을 드러내고 인민생활은 궁핍해졌는데 경제를 책임진 내각 총리에 자강도 당위원장 출신이 선출되었다는 사실이 놀랍다”면서 “자강도는 고난의행군시기에 풀뿌리를 먹으며 수령에게 충성한 지역으로 널리 선전되고 있는데 자강도 당위원장이 내각 총리가 되었다는 것은 앞으로 고난의행군시기에 버금가는 경제난에도 자력갱생만 운운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