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싱가포르] “싱가포르, 북 개방땐 발빠르게 나설 것”

앵커: 미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북 투자와 경제교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는 가운데, 북한의 비핵화 이후 대북제재가 해제된다면 싱가포르와 기업도 발 빠르게 움직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싱가포르 현지에서 봉세종 싱가포르 한인 상공회의소 회장을 만났습니다.

“북한이 개방된다면 싱가포르 정부와 기업이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일 것이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만난 봉세종 싱가포르 한인 상공회의소 회장은 12일 열리는 미북 정상회담을 낙관적으로 전망하면서 정상회담 이후 싱가포르와 북한 간 경제적 교류에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봉 회장은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싱가포르 외무장관이 북한을 방문할 때 앞으로 경제적 교류에 관한 대화를 나눴을 가능성이 크다며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치러지고 북한이 경제적 개방에 나선다면 싱가포르 정부와 기업도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나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봉 회장은 북한이 싱가포르처럼 외국 기업에 토지 이용권을 주고 개발을 유도하는 등 손쉽게 경제 발전을 모색하는 방법이 있다고 조언하며 ‘카지노 사업’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싱가포르는 2016년 기준으로 북한의 7번째 무역 대상국이었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따라 경제적 교류가 중단됐습니다.

하지만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최근 언론에 게재한 논평을 통해 “만약 미북 정상회담에서 합의가 이뤄지고 대북제재가 해제된다면

싱가포르와 북한의 무역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해 미북 정상회담 이후 싱가포르와 북한 간 경제교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아래는 봉세종 싱가포르 한인 상공회의소 회장과의 일문일답.

막혔던 북한 통로 열리면 유럽잇는 기폭제 될 것

기자 : 안녕하세요. 미북 정상회담이 내일 열립니다.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회장님의 기대부터 듣고 싶습니다.

봉세종 회장 : 저는 미북 정상회담이 정치적인 것뿐 아니라 경제 활성화에 매우 큰 촉매제 역할, 돌파구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북한으로 통로가 열리면 유럽과 가까워진다는 느낌이 들잖아요. 북한이라는 통로가 막혀 있었는데, 중국과 동북아시아로의 큰 길이 열리는 거잖아요. (미북 정상회담이 잘 되면) 경제 활성화의 돌파구가 되고, 동북아시아에 이어 유럽까지 이어지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개혁 개방을 한다는 것은 경제적인 통로가 뚫린다는 이야기거든요. 당장 통일은 어렵다고 봅니다. 오랜 기간 10년이 될지 20~30년이 될지는 잘 모르겠는데, 두 체제가 잘살게 되면 자연스럽게 통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거에요.

기자 : 미북 정상회담으로 당장 싱가포르에는 어떤 이익이 있다고 보세요?

봉세종 회장 : 싱가포르로서는 싱가포르를 알리는 최고의 이벤트죠. 싱가포르 사람들과 대화하면 이미 많이 알려졌지만, 싱가포르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대단한 나라구나. 이번 기회로 싱가포르가 인프라의 모든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고, 싱가포르 국민도 성숙돼 있구나' 등을 동서양에 알릴 수 있는 최고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또 정치, 경제적인 여러 가지 측면에서 엄청난 이득이 있다고 봅니다. 미북 정상회담의 개최로 싱가포르 국민의 의식 수준, 인프라, 시스템, 언어 등 모든 것을 알릴 수 있는 최고의 이벤트이자 홍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과 미국에서도 이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자 : 지금은 싱가포르와 북한 사이의 경제교류는 어떻습니까?

봉세종 회장 : 과거에는 있었습니다. 지금은 미국과 유엔의 대북 제재 때문에 현실적으로 하기 어려운데, 과거에는 싱가포르와 북한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었어요. 북한 대사관이 한국 대사관보다 먼저 생겼어요. 2000년대 초반에도 북한과 싱가포르 사이에 경제교류가 많이 있었죠. 서실 싱가포르가 자유무역항이잖아요. 싱가포르처럼 북한이 경제 활동을 할 만한 나라가 없는 거죠. 싱가포르도 그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최근 싱가포르 외무부 장관이 북한에 갔을 때, 이와 관련된 이야기가 있지 않았나? 이렇게 봅니다. 또 여러 가지 사전 준비뿐 아니라 앞으로 경제교류 면에서도 어느 정도 대화가 오가지 않았을까요?

북 개방 땐 싱가포르 정부 , 기업 선점위해 나설 것

기자 : 앞으로 대북제재가 해제되고 미국의 민간자본이 투자되면 그때는 싱가포르 자본도 북한에 진출하고 투자가 이뤄질 수 있을까요?

봉세종 회장 : 제가 보기에는 싱가포르가 지금까지 국가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실익 우선주의로 움직여 성공했거든요. 나라는 작지만, 싱가포르는 아세안의 금고, 여론 주도자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매우 중요한 강소국입니다. 북한이 개방됐을 경우, 아마 싱가포르 정부나 기업들이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자 : 만약 싱가포르 자본이 북한에 들어간다면 어떤 분야에 어떤 자본의 투자가 가능성이 클까요?

봉세종 회장 : 북한의 제일 큰 문제는, 북한의 자원이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으려면 인프라가 돼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선박이 접안을 해서 물건을 싣는데, 인프라가 안 되어 있으면 그 비싼 선박의 선적 시간이 길어질 것 아니에요. 그러면 제값을 못 받는 거죠. 결국, 인프라 구축이 제일 중요하다고 보는데, 북한은 전부 국유지잖아요. 북한 당국에서 계획을 잘 세워서 인프라가 필요한 중요한 지역은 싱가포르의 카지노처럼 외국 기업에 20~30년 빌려줘서 이용권을 주고 개발을 유도하는 겁니다. 또 지금 사는 주민에게도 앞으로 10년을 살면 땅을 주겠다는 방법으로 계속 주거하게 하는 등 북한이 돈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고 봅니다.

싱가포르는 원산 , 마식령 지구 투장유치 모델

기자 : 카지노 이야기를 하셨는데, 북한에 서방의 카지노 사업이 진출할 가능성도 있을까요?

봉세종 회장 : 싱가포르에서 카지노를 직접 투자 하는 기업은 없습니다. 옛날 리콴유 초대 총리가 도박을 철저히 배척했거든요. 싱가포르에는 카지노에 대한 역량을 가진 기업이 없기 때문에 싱가포르도 카지노 수락을 할 때, 미국이나 말레이시아에 있는 카지노 기업을 통해서 투자를 받았잖아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카지노는 매우 매력적인 사업 중의 하나입니다. 부가 가치 창출을 아주 쉽게 할 수 있어요. 싱가포르는 ‘마리나 베이샌즈’가 20~25년 임대로 알고 있는데, 5년 만에 본전을 뽑았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대박이 터졌다는 거죠. 만약 북한에 카지노 관련 리조트 산업도 고객 중심이 중요한데,

만약 북한 원산이나 마식령 지구에 카지노 투자를 하면 되면 부가가치 창출을 할 수 있는 최대의 산업이라고 봅니다.

기자 : 싱가포르 교포로서, 경제인으로서 미북 정상회담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봉세종 회장 : 저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협상력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적인 리더로서 저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결국에는 일을 만들어내잖아요. 둘이 마주 앉는단 말이에요. 북한은 생존을 생각해야 하고, 트럼프 대통령도 뭔가를 해내야겠다는 결의가 충만해 있다고 보는데요. 세계 최고의 힘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 아닙니까? 그 역량을 믿고 싶고요. 김정은 위원장도 젊은 나이에 비해 성숙하고 노련미가 있기 때문에 어떤 길이 옳은 길인가를 안다고 봅니다. 좋은 정상회담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기자 :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싱가포르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