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피마주(피마자·아주까리)를 심기 위한 새 땅 찾기에 주민들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피마자를 많이 심어 경제 난국을 타개하겠다는 게 당국의 의도란 지적입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자력갱생 기조를 연일 강조하는 북한이 이번에는 피마주(피마자·아주까리) 심기를 사회적 운동으로 제시했습니다. 피마주를 많이 심어 윤활유로 대용되는 공업용 연료와 종이 등을 생산해 국제사회의 경제제재에 대응하려는 것이지만 일부 주민들은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어제부터 용천군에서는 여맹원(가정주부조직성원)들이 피마주 심기에 동원되고 있다”며 “피마주를 심을 새 땅 찾기가 우선”이라고 전했습니다.
해당 조치는 국내자원으로 공업용 연료 등을 생산할 수 있는 피마주를 사회적 운동으로 재배하라는 중앙의 지시로 전개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피마주 심기에 동원되는 시기는 이번 주말, 즉 7일까지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용천군에서는 철길 주변과 마을 주변에 버려져 있던 웅덩이 늪을 메우고 피마주를 심고 있다”며 “이 모든 작업이 역시 무보수 노동”이라고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장사도 못하고 피마주 심기에 동원되고 있는 가정주부들은 새 땅을 찾아 피마주를 심을 밭에 옥수수를 심는 게 더 낫지 않느냐”고 말한다면서 “주민들에게는 공업용 연료보다 당장 먹을 식량이 더 급하다는 쌀쌀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자강도의 한 소식통도 “지난 4월 말부터 자성군에서는 피마주 심기가 당적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피마주를 심어야 할 새 땅이 부족하면 살림집들이 자리한 거리와 골목 양쪽에도 피마주를 심으라고 다그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피마주를 많이 심고 잘 가꾸면 그 씨에서 나오는 기름으로 공업용 연료와 염화비닐 생산 등 화학공업과 보건부문을 발전시키고, 피마주 줄기와 껍질로는 종이와 인조섬유 등을 생산해 인민생활 향상이 가능하다고 선전한다는 것입니다.
소식통은 “더 많은 새 땅에 피마주를 많이 심을수록 사회주의제도를 압살하려는 미국의 경제제재에 대응해 경제발전을 일으킬 수 있다는 당국의 선전에 주민들 속에서는 ‘우리가 피마주를 안 심어 못사는 것이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외화를 탕진하며 핵을 개발하고 미사일을 밥 먹듯 쏘아 대지 않으면 대북제재가 완화될 것이니 북한의 경제난도 해소 될 게 아니냐는 게 북한 주민들의 목소리라는 겁니다.
소식통은 “나이가 많은 일부 주민들은 피마주 심기로 나라의 경제를 발전시키겠다는 나라가 세상에 또 어디 있겠냐며 (북한이)거꾸로 가고 있다는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지난해 12월 평안북도 군 소식통은 북한 군이 "무인기 연료인 휘발유가 모자라 피마주 기름을 섞어 사용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관련기사)
기자 손혜민,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