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국제사회 인도지원물자도 빼돌려

평안남도 안주시 남흥 시장. 대북지원 쌀이 장마당으로 유출돼 거래되고있다.
평안남도 안주시 남흥 시장. 대북지원 쌀이 장마당으로 유출돼 거래되고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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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대북제재 국면에서도 북한 취약계층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북 인도지원 물품 마저도 북한 당국에 의한 빼돌리기 현상이 여전하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19일 “청진시 정무원이 관리하는 물류창고에 분유 수십 톤이 몇 달째 보관되고 있다”면서 “이 분유는 국제사회의 한 인도지원 단체가 어린이 영양공급용으로 지원해준 것인데 아주 소량만 어린이들에 분배한 후 나머지는 창고에 쌓아놓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현재 청진시 물류창고에 쌓여 있는 분유는 20톤 가량 되는데 남한의 한 기독교단체가 취약 계층 어린이의 영양공급용으로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당초 25톤의 분유가 도착했는데 이 중에서 3톤만 어린이공급용으로 풀고 나머지는 모두 정부 창고에 보관한 채 다른 용도로 쓰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창고에 보관중인 분유는 겉포장을 모두 제거한 상태라 분유의 생산지나 출처를 알 수 없게 되어있다”면서 “분유포대가 세관을 통관하자 마자 사람들이 대한민국이란 글자와 제조사 마크가 붙어있는 겉 포장을 제거한 후 속 포장 상태로 운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분유가 지원된 시기는 지난 9월로 한창 북남수뇌상봉으로 평화분위기가 무르익던 시기”라며 “분유 외에도 국제사회의 지원단체로부터 식량, 의약품 생필품 등 다양한 물자가 제3국을 통해 들어온다는 사실을 정부 관계자로부터 직접 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20일 “한국의 시민단체와 재미 한인 단체들에서요즘에도 상당량의 인도지원 물품을 들여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원단체들은 모금운동을 통해 조달한 현금으로 중국에서 식품과 의약품을 구입해 우리에게 지원해 주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런 식으로 우리(북한)쪽에 들어오는 인도지원이 남한 당국이나 유엔대북제재가 허용하는 틀 안에서 진행되고 있는지는 자세히 알지 못 한다”면서 “어떤 형식이든 인도지원 물자에 대한 고위 간부들의 개인착복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서울에 있는 한 기독교계 대북지원 시민단체는 지난 9월 북한에 분유를 지원한 적이 있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우리는 한국정부의 승인없이 대북지원을 추진한 적이 없으며 최근에 북한 어린이를 위한 분유를 지원한 바도 없다”고 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