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일부 응급환자들, 구급차 없어 병원 못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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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건 여건이 열악한 북한에서 응급 환자가 발생할 경우 이들이 병원에 가는 게 쉽지 않습니다. 특히 지방 병원에 구급차가 거의 없기 때문이란 지적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사회주의 체제 장점의 하나로 무상 의료를 크게 자랑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의사들의 수준이낮은 건 더 말할 것도 없고 의료장비와 의약품이 부족하고 구급차도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4일 “지난 10일 오후 경성군 생기령노동자구에서 갑자기 쓰러진 주민이 군 병원으로 가던 도중 숨을 거두었다”며“구급차가 있어 신속히 병원으로 이송했으면 살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40대 남성이 갑자기 심장 부위를 움켜 잡으며 쓰러졌는데 동네 사람들이 급한 환자가 발생했다고 군 병원에 전화했지만 병원에서는 환자를 빨리 데리고 오라는 말만 반복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생기령에서 군 병원까지 거리가 꽤 멀어 가족들이 여기저기 연락해 자동차를 구하느라 40분 넘게 시간이 지체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겨우목탄차를 구해 부랴부랴 환자를 싣고 군 병원에 갔으나 병원에 도착하니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며“군 병원에 구급차가 없어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한다”고 말했습니다.

목탄차는 나무를 태울 때 나오는 가스의 힘으로 움직이는 차를 말합니다.

소식통은 계속해서 “군병원에서는 사망원인을 급성 심장 발작으로 규정했다”며“쓰러진 후 병원에 빨리 데려갔으면 살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강조했습니다.

인구가 10만명이 넘는 경성군은 함경북도에서 꽤 큰 군으로 환자가 발생한 생기령노동자구에서 군 병원까지의 거리는 약 6km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지방 어디나 군 병원에 구급차가 없다”며“시간을 다투는 급한 환자가 발생하는 경우 큰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간부나 돈주들은 몸이 아프거나 급한 환자가 생기는 경우 승용차를 불러 쉽게 병원으로 가지만 일반 주민들은 환자를 데리고 갈 차를 얻는게 쉽지 않다”며“보통 가족이나 직장 동료들이 환자를 업고 병원으로 간다”고 설명했습니다.

간부나 돈주들은 권한이나 돈을 써 승용차를 쉽게 구할 수 있는 데다 택시도 부를 수 있다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병원까지 거리가 먼 경우 손 달구지를 이용하기도 한다”며“이불을 편 손 달구지에 앓는 가족이나 연로한 부모님을 태우고 병원으로 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진료소가 집 가까이에 있지만 의료 수준이 군 병원에 미치지 못해 몸이 아플 때 군 병원으로 바로 가는 사람이 적지 않다”며 하지만 구급차가 없어“읍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는 환자가 생겨도 병원에 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실제로 병원에 가지 못하고 숨을 거두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지방에 병원은 설치되어 있습니다. 각 도에 종합병원, 산원, 아동병원, 동의(한방)병원이 있고 모든 군에 군 병원이 있으며 읍이나 리, 혹은 동에도 진료소가 있습니다. 그러나 도 종합병원을 제외한 다른 지방 병원에는 구급차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