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ASML, 북 국적자 채용 차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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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네덜란드 기업이 북한 등 미국이 수출통제를 제한하는 나라 국적자들의 채용을 금지하는 규정에 대해 국적에 따른 차별법 위반이라는 인권단체의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네덜란드의 첨단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이 일부 국적자들의 채용을 금지하고 있어 채용 자격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네덜란드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누구나 성별이나 국적 등에 관계없이 사회에서 동등한 기회를 받아야 한다는 차별금지 운동을 벌이는 시민단체 ‘RADAR’이 최근 이 문제를 제기한 것인데요.

RADAR은 이 사안을 네덜란드인권협회(Netherlands' Institute for Human Rights)에 접수해 네덜란드의 채용차별금지법 위반 여부를 문의했습니다.

ASML 채용규정은 북한을 포함해 이란, 시리아, 쿠바 등 소위 미국의 적대국 국적자들에 대한 채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ASML 측은 문제 제기에 대해 “우리 업체는 (이들 국적자 채용 제한에 대한) 미국법을 준수하지 않으면 미국 제재법 위반으로 이어져 운영이 중단될 수 있는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세계 1위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은 반도체 미세공정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장비를 전 세계 독점 생산하는 업체로 다수의 미국 반도체 기술업체들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미국 상무부는 수출통제규정(EAR)을 통해 미국산 부품과 기술이 포함된 물품을 북한, 쿠바, 이란, 시리아, 러시아 등에 수출하는 기업에 제재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ASML이 미국산 기술에 의존하고 있어 채용에 대해 미국의 제재 정책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RADAR는 네덜란드 기업이 미국법의 적용을 받는 것이 부당하다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네덜란드인권협회 측은 “미국 수출규정에 따라 요구될 경우 국적을 이유로 취업지원자를 거부할 수 있다”며 ASML의 입장을 지지했습니다.

그러면서 “네덜란드법에 따르지 않더라도 민감한 미국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북한, 이란, 시리아, 쿠바 구직자를 거부할 수 있다”며 “미국 당국이 발표한 규정이 때로는 미국 영토 밖에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