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관광열차, 여전히 정상가동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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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0월 중순부터 정상가동을 시작한 북한의'혜산-삼지연'구간백두산관광열차가 최근 다시 가동률이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2016년 11월에 착공해 2017년 11월에 개통한 북한의‘혜산-삼지연’구간백두산관광철도.

하지만 2018년 8월, 삼지연 건설현장을 찾은 김정은 총비서가 철길의 부실공사를 강하게 질책하면서 북한 당국은 숱한 인력을 동원해 철길 공사를 다시 해야만 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2019년 10월 15일, 우여곡절 끝에 완공된 백두산관광철도의 개통식을 떠들썩하게 열었습니다. 당시 북한은 철도의 자동화를 완벽하게 구현했다며 노동당 시대 또 하나의 창조물로 ‘혜산-삼지연’ 철도가 웅대하게 건설됐다고 자랑했습니다.

그러나 철도 노반을 제대로 다지지 못해 사고가 끊이질 않는 등 개통식 이후에도 ‘혜산-삼지연’ 열차는 정상 운영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2022년 여름, 위연역에서 화전역 사이 보바치령에서 일어난 산사태로 ‘혜산-삼지연’ 열차는 장기간 운행을 중단해야 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2022년 8월부터 삼지연 건설에 동원된 216사단 산하 양강도 여단과 양강도 철도건설사업소, 내각 철도성에서 차출된 돌격대원들까지 모두 2천여명의 인력을 보바치령에 파견해 철길과 도로 복구공사를 다그쳤습니다.

보바치령 기슭으로 뻗어나간 철길은 2023년 11월 1일에 복구공사를 마쳤지만 열차운행은 정상화 되지 못했습니다. 보바치령 중턱으로 뻗어나간 도로의 복구공사가 늦어지면서 낙석 사고가 잦았기 때문인데 도로 공사는 올해 10월 말에야 겨우 완공되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 철도 부문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2일 “보바치령 도로공사가 막바지에 이르렀던 올해 10월 중순부터 백두산관광열차가 정상으로 운영되기 시작했다”며 “10월 15일에 중앙청년동맹에서 조직한 첫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 답사행군대가 혜산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타고 삼지연으로 향했다”고 전했습니다.

“이후 대학생 답사행군대, 당원들과 군인들로 조직된 답사행군대가 연이어 ‘혜산-삼지연’ 열차를 이용해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 답사를 마쳤다”며 “올해 1월 20일부터 시작된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 답사는 12월 15일, 여맹원 답사행군대를 마지막으로 끝을 맺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보바치령 철길과 도로가 개통돼 앞으로 정상 운영될 것이라던 ‘혜산-삼지연’ 열차는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 답사가 끝나는 것과 동시에 급격히 가동률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며 “지금은 오후 열차는 멈추고 오전에 출발하는 열차만 간신히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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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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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24일 “올 가을부터 정상적으로 운영된다던 ‘혜산-삼지연’ 열차가 최근 하루에 한번도 가동을 못하는 날이 늘고 있다”며 “사전에 예고도 없이 열차 운영이 중단돼 삼지연 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 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연말을 맞으며 주민 지구의 전기를 생산기업소들에 집중하면서 철도에도 전기가 제대로 공급되고 있다”면서 “‘혜산-삼지연’ 열차 역시 전기 공급에는 이상이 없지만 철길 노반에 여러 문제들이 발생하면서 정상적인 가동을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혜산-삼지연’ 철도는 총 150리인데 이 구간에 모두 18개의 역이 있다”며 “정상적인 상태라면 출발지인 혜산역에서 종착지인 못가역까지 1시간 30분인데 현재 혜산역에서 출발해 못가역까지 도착하는데 보통 2시간 30분, 길게는 4시간까지 걸린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같이 추운 날씨에도 위연역 철길 보수대의 노동자들이 ‘혜산-삼지연’ 사이 철길을 매일 뜯었다 다시 놓기를 반복하고 있다”며 “애초 ‘혜산-삼지연’ 철도는 철길 노반 공사를 단 5개월만에 끝내 건설 당시부터 부실공사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혜산-삼지연’ 열차는 여름엔 방통(객차) 9개, 겨울엔 방통 6개만 달고 달리는데 그마저도 정상 운영을 못해 주민들로부터 ‘허약 열차’, ‘영양실조에 걸린 열차’라는 별명을 얻었다”며 “개통한 때로부터 7년이 되었는데 아직도 정상운영을 못하는 것을 보면 공사가 얼마나 부실했던 지를 잘 파악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