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잘못된 도시미화사업이 산림황폐화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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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도시미화사업이 산림의 황폐화를 가속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을 꾸리기와 도로관리를 위해 산에 있는 나무를 떠다 마을과 도로변을 가꾸느라 가뜩이나 황량한 산림을 파괴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30일 “요즘 위생월간에 즈음하여 도시미화사업과 도로관리사업을 한창 벌리고 있다”면서 “각 기관, 기업소, 인민반별로 담당 구간이 할당되어 주민들이 꽃과 나무를 심는 등 미화작업에 동원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3월 2일 식수절 이후 지금까지 도로와 철길 주변, 마을과 거리 꾸리기 사업에 주민동원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담당 구역을 배정받은 주민들은 자체로 산에 올라가 나무와 꽃나무를 뿌리 채 떠다 옮겨 심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마을 꾸리기와 도로 관리 사업에서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마을과 도로를 나무와 꽃으로 장식하는 일”이라면서 “나무를 구할 길 없는 각 기관 기업소들은 식목일행사 때 산에 심어놓은 나무를 다시 뽑아 도로에 옮겨 심으면서 산림 황폐화의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중앙에서는 온 나라의 수림화정책을 내놓고 전당, 전군, 전민이 산림복구전투를 힘있게 벌리자고 강조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도시미화사업을 하라면서 묘목이나 필요한 자재를 전혀 지원해 주지 않으니 산에 있는 멀쩡한 나무라도 뽑아다 옮겨 심을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1일 “요즘 중앙에서 ‘사회주의 애국림운동’을 강력하게 펼칠 것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애국림운동을 통한 산림의 복구는 당의 영도 업적을 빛내이기 위한 중요한 정치사업의 하나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올 2월부터 산림복구전투를 그처럼 강조하더니 봄부터는 갑자기 마을과 도로 꾸리기 사업을 내오면서 산에 겨우 뿌리내린 나무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면서 “도로관리사업 대상으로 지정된 도로는 외국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도로여서 외국관광객을 더 많이 끌어들이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진행되는 사업”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국토환경보호성 산하 산림총국의 간부들조차 당국의 주도로 진행된 산복구사업의 효과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수종과 사후 관리 등 키우고 가꾸는 데서 요구되는 과학기술적 문제들을 고려하지 않은 산림복구정책에 실망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지난 수십년 동안 해마다 산림복구전투를 조직해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의 산림이 헐벗은 이유는 산림보호사업과 마을 꾸리기 및 도로관리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중앙의 잘못된 정책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