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생일기념 당과류 선물에 북 주민 “차라리 쌀을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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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당국이 김정은 총비서 생일(1/8)을 기념하기 위해 소학교 학생들에게 당과류 선물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은 당과류보다 한 톨의 쌀이 급하다며 당국의 생색내기 선물 정치를 비판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3일 “지난해 말(12/ 31)에 전국의 소학교 학생 이하 어린이들에게 원수님의 생일(1월 8일)선물이 전달되었다”면서 “작년과 마찬가지로 1월 출산예정자를 포함해 갓 태어난 아이부터 소학교까지의 학생들에게 당과류 선물이 공급됐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번에 전달된 당과류 선물봉투에는 사탕 등 당과류 총 1kg이 담겨져 있는데 무게를 맞추느라 그랬는지 엿도 1봉지 들어 있었다”면서 “당에서는 ‘원수님이 주시는 생일선물’이라고 공식 발표했지만 이번 당과류 선물은 각 도에서 자체로 설탕과 밀가루 등 원료를 마련해서 생산한 것으로 엿까지 넣은 것을 보면 원자재가 부족해 무게를 맞추느라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라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선물봉투의 내용을 보면 각각 소포장으로 된 긴 엿(가래엿)과, 둥근 알사탕, 콩알사탕, 과자, 입쌀강정, 단묵(젤리), 껌(5개)이 들어있다”면서 “하지만 주민들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맛 나는 과자가 아니라 당장 오늘 먹을 식량이 급하다며 김정은의 위대성 선전에 여념이 없는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올해 력서(달력)에도 1월 8일을 원수님의 생일로 표시하지 않은 당국이 내부적으로는 원수님(김정은)의 생일을 강조하면서 각종 경축행사를 개최하는데 대해 주민들은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면서 “김일성, 김정일처럼 자신의 생일을 공휴일로 지정하지 않으면서 주민들에게는 경축 행사 개최와 참가를 강요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인민의 생계 활동을 통제하지 말고 시장에서 자유롭게 장사할 수 있도록 보장해 준다면 쌀튀우개나 콩알 사탕, 엿가락 같은 것은 우리 아이들에게 얼마던지 사 먹일 수 있다”면서 “그깟 당과류 선물보다 진정 아이들을 위한다면 부모들이 생계 활동을 해서 아이들의 세 끼 식사를 보장하게 해주는 것이 우선 급한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4일 “지난 12월 31일에 1월 8일 원수님의 생일을 맞으며 소학교 학생 이하 어린이들에게 당과류 선물 전달식이 있었다”면서 “관영매체에서는 설을 맞는 어린이들이 기쁜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할 수 있도록 원수님이 자신의 생일선물을 전달하도록 지시했다며 요란하게 선전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원수님(김정은)의 당과류선물은 소학교 재학생 이하 어린이들에게만 공급되었으며 소학생들은 재학중인 학교에서, 탁아유치원 어린이들은 해당 탁아유치원, 그리고 탁아연령 이하는 해당 거주지의 동사무소를 통해 전달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나 부모도 없고 집도 없이 방랑하는 꽃제비들은 이번 당과류 선물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안다”면서 “그 밖에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 살던 집을 버리고 산속에 숨어 사는 거주지 이탈 주민들의 자녀도 선물 대상 명단에 등록되지 않아 당과류를 타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당에서는 지금 나라의 식량문제가 심각한데도 원수님께서 어린이들에 대한 큰 사랑으로 당과류선물을 했다며 위대성 선전을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자식들의 당과류 간식보다 끼니 걱정이 먼저인 일부 주민들은 자식이 받은 선물 당과류를 1만 5천원에 팔아 쌀이나 국수를 사서 한끼 식량에 보태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코로나 전염병 사태 이전에는 선대 수령님의 생일날에는 언제나 어린이들에게당과류 선물이 공급되었다”면서 “이번에 모처럼 생일선물로 당과류가 공급되었으나 생일선물로 당과류를 주느니 차라리 어린이들이 따뜻한 이밥(쌀발)이라도 한 끼 먹을 수 있도록 식량을 공급해주는 게 더 낫지 않았겠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대부분의 주민들은 일년에 어쩌다 한번 맛볼 수 있는 당과류 선물에도 고마워하지 않는다”면서 “식량난에 시달리는 주민들 입장에서는 당과류보다는 한 킬로의 쌀이 더 귀하다는 사실을 당국이 알면서도 (김정은의) 위대성을 선전을 위해 당과류를 공급한 것이라며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