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생일 특별공급에 평양과 지방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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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주민들에게 2월 16일 김정일생일에 큰 규모의 명절공급이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는 소식입니다. 그런데 평양시와 지방주민에 대한 공급에 차이가 커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시의 한 주민소식통은 지난 1일 “2월 16일 광명성절을 민족최대의 경사로운 명절로 맞이하라는 중앙의 방침에 따라 명절공급이 예고되었다”면서 “세대별로 공급될 기본 명절공급 물자가 지정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달 말 평양시 형제산구역의 동당위원회가 각 인민반에 광명성절 80주년 명절공급이 크게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전달했다”면서 “명절공급이 시작되면 각 구역 상점에서 기름과 술, 사과, 당과류, 물고기, 의류를 구매권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내용”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술(2병)과 당과류(사탕500g, 과자 500g), 물고기 (2kg), 사과 (1kg)가 세대별로 동일한 명절공급물자로 정해졌다”면서 “하지만 기름(식용유)은 가구인원수에 따라 1인당 100g씩 공급하는데 기름이 고체(동물성)인지 액체(콩기름)인지도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나마 예년에 없던 명절공급을 이번에 크게 한다는 소식에 대부분의 시민들은 반가워 하고 있다”면서 “일단 공급이 시작되면 평양 시민의 경우 의류구매권과 신발구매권을 세대별로 한 장씩 받을 수 있어 내의(1벌), 빤쯔(팬티) 1개, 스프링(러닝셔츠) 1개, 신발(운동화)1컬례를 살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런데 이 같은 다양한 품목의 공급은 평양시민에 국한된 것으로 지방 주민에 대한 공급은 이 수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사과와 물고기, 의류구매권, 신발구매권은 지방주민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벌써부터 주민들 속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일 “평북도당위원회에서 신의주시내 각 인민반에 전달한 2월 16일 광명성절 80주년 기념 명절공급지표가 공개되었다”면서 “명절공급지표에 따르면 주민들에게 세대별로 기름과 술, 된장을 공급하는 것으로 되어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이번 2월 16일에는 김정일생일이 80주년 정주년을 맞는 큰 명절이기 때문에 명절공급도 예년과 달리 통 크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면서 “그런데 술 2병에 된장(1kg)을 공급한다고 알려지면서 크게 실망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그나마 세대 인원수에 따라 1인당 100g의 기름을 공급하는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면서 “사실 여기(북한)서는 코로나사태 이후 2년 넘게 먹는 기름(식용유)을 구경하기조차 어려웠다”면서 “주민들은 당국의 기름 공급 소식에 이번 명절공급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번 광명성절 80주년기념 특별 공급은 평양과 지방, 그리고 지방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중앙에서 술과 기름은 기본 명절공급물자로 정해놓고 그 외의 물품은 지역별 특성과 실정에 맞게 콩나물과 두부 등 자체로 준비해 명절물자를 공급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모처럼 오랜만에 통 크게 명절공급을 진행한다면서 이번에도 평양과 지방 주민의 명절공급지표가 크게 차이 나는 것을 보니 당국의 평양시민과 지방 주민에 대한 차별이 여전하다는 것을 통감하게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