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북러 접경지역에 세관 신설···북 국경 개방?

사진은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중국을 연결하는 새 다리 '중조압록강대교'. 일명 ‘신압록강대교’로도 불린다. 신압록강대교 북쪽에 단둥 육상항만 건설을 위한 중국 정부 입찰 공고가 게재됐으며, 이 곳에서 북중 교역 물품에 대한 통관 업무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중국을 연결하는 새 다리 '중조압록강대교'. 일명 ‘신압록강대교’로도 불린다. 신압록강대교 북쪽에 단둥 육상항만 건설을 위한 중국 정부 입찰 공고가 게재됐으며, 이 곳에서 북중 교역 물품에 대한 통관 업무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RFA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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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과 중국을 잇는 주요 교량 인근 항만 건설사업이 추진되고, 북한과 러시아 접경 기차역에 세관과 소독시설이 새로 들어서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북한이 곧 국경을 개방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정부의 조달사업 웹사이트에는 1일 중국 단둥시에 위치한 북중 압록강대교 인근 단둥 육상항만 건설사업에 대한 입찰 공고 가 게재됐습니다.

이 다리는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중국을 연결하는 중조압록강대교로 일명 '신압록강대교'로 불립니다.

신압록강대교는 사실상 완공된 지 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개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입찰 공고에서 명시한 단둥 항만은 압록강대교 북쪽에 위치해 있으며, 이 곳에서 북중 교역 물품에 대한 통관 업무를 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단둥시는 북중 경제협력의 70%를 차지하는 곳으로 압록강대교는 중국 랴오닝성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북중교역의 주요 관문으로 여겨집니다.

북러 접경지역 내 화물 창고 인근 활동도 목격됐습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최근 촬영된 위성사진을 근거로 9월 중 철로 주변으로 건물 단지 건설이 시작했고, 10월 말에는 기존 화물 창고를 소독시설로 전환하는 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2일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수년 만에 국경지역 철로 인근에 들어선 이 건물 단지가 향후 북러 교역 물품에 대한 세관 시설로 활용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매체는 또 올초 북한이 북중 접경지역에 최대 규모의 소독시설을 신설한 데 이어 비슷한 시기 북러 접경지역인 두만강 인근에도 85미터 길이의 창고 건설을 비롯해 열차 승강장 보수공사 등의 작업이 진행됐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창고가 러시아와 연결되는 철로 인근 화물 창고 진입로라는 점을 들어 소독시설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미국 민간연구기관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 국장은 이와 관련해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극심한 식량 및 생필품 부족을 겪고 있는 북한이 국경 개방을 준비하는 것은 놀랍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스탠가론 국장: 많은 주요 물품들이 점차 부족해지면서 시장 역시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북한 정권은 더 많은 물품이 반입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탠가론 국장은 중국의 비공식적인 대북 식량 지원을 제외하고 그 동안 북중 간 공식적인 곡물 교역이 없었다며, 국경이 개방되면 북한으로 식량이 가장 먼저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밖에 자동차 같은 기계류 부품, 의약품과 코로나 19(코로나비루스) 백신이 국경 개방 후 주요 북한의 수입품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편, 한국 국가정보원은 최근 북한이 중국, 러시아와 열차운송 재개를 논의하고 있다며 이르면 이달부터 일부 국경이 개방될 것이란 관측을 내놨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한 당국이 각 무역기관에 중국 단둥과 북한 의주 간 국제 철도를 통한 무역 재개를 공식적으로 통지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