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어민들은 어로작업을 위해 출항하면서 러시아 해경에 바칠 뇌물부터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물고기를 잡기 위해서는 러시아 해역을 침범하게 되고 러시아해경에 단속되었을 경우, 뇌물을 주고 풀려나기 위한 것이라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관련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어민소식통은 10일 “요즘 조선어민들은 물고기를 잡기 위해 부득이 러시아해역의 먼 바다까지 나가게 된다”면서 “하지만 러시아해안경비대의 단속이 심해 조선 특산품과 달러를 준비해 두었다 일단 걸리면 뇌물을 주고 무마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중국 어선들이 우리의 동해바다를 차지한 이후 우리 어선들은 명태, 도루묵 등 돈이 되는 물고기를 잡기 위해 러시아해역까지 들어갈 수밖에 없다”면서 “조선어선들이 몰려들자 러시아 해안경비대가 단속을 대폭 강화해 지난 10월, 11월 두 달 사이에만 백여 척이 넘는 우리 어선이 러시아해안경비대에 단속되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우리 수산당국은 러시아 해상에서 단속된 어민의 바다출입증을 회수하고 어선의 허가번호를 몰수하는 등 극단적인 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겨울철 물고기떼를 따라가면서 어로 작업을 할 수밖에 없는 어민들 입장에서는 위험을 무릅쓰고 러시아해역을 침범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일단 러시아 해역에 들어서면 조선어선은 낡은데다 엔진성능이 좋지 않아 러시아해안경비대에 단속되기 십상”이라면서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일부 러시아 해양경비대원들은 조선 인삼제품이나 달러 현금에 관심이 많아 뇌물을 바치고 단속을 무마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11일 “요즘 러시아해역으로 어로작업에 나서는 어민들은 대부분 달러와 조선특산품을 준비한다”면서 “11월부터 수산당국에서 러시아해역에서 물고기잡이를 하다 단속된 어선은 다시 출항하지 못하도록 통제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뇌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올해 11월부터 당국에서는 조선어민이 러시아, 일본 등 외국해역에서 단속되거나 조난당하면 공화국의 위신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어민의 출어증을 회수하고 소속 수산회사를 해체하고 있다”면서 “이에 어민들은 유일한 생계수단인 어선과 회사를 지키기 위해 값 비싼 뇌물을 마련해 단속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요즘 러시아해안경비대는 조선의 인삼술과 인삼정액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단속에 걸린 어민들에게 뇌물을 먼저 요구하기도 한다”면서 “일부 어민들은 가짜 인삼술과 인삼정액을 뇌물로 바치기도 하지만 러시아인들도 이젠 정품과 가품을 가려볼 줄 알게 되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문제는 우리 어선이 외국 해역에 나갔다 단속되면 무조건 소속 회사를 해체하고 어민과 어선의 출어증을 회수하는 수산당국의 행태”라면서 “어민들은 먹고살기 위해 많은 돈을 들여 배를 마련하고 수산회사로부터 어로 와크(쿼터)를 땄는데 한번만 단속되면 다 같이 망하게 되어있으니 울며 겨자 먹기로 러시아 해안경비대에 줄 뇌물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