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뇌물’ 지수, 전 세계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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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 뇌물방지 비정부기구가 북한을 전 세계에서 뇌물 상납이 가장 만연한 최악의 부정부패 국가로 지목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 애나폴리스에 본부를 둔 국제 뇌물감시 민간 비정부기구인 '트레이스 인터내셔널'(Trace International)이 최근 뇌물 위험지수 연례 보고서(Trace Bribery Risk Matrix 2020)를 공개했습니다.

전 세계 190여 개국의 뇌물 등 부정부패 행위를 4가지 항목으로 측정해 500여 개 다국적 기업 측에 제공하는 이 기구는 북한의 뇌물 위험지수가 전 세계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부패가 심한 이 기구의 지수에서 북한은 93점을 받아 194개 국가 중 194위 꼴찌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북한은 '정부와의 상호작용'(Interactions with government) 98점, '뇌물수수 방지 및 법 집행 단속'(Anti-bribery deterrence and enforcement) 100점, '정부 및 민간 업무 투명성'(Governmental and civil service transparency) 73점, '민간 감독 능력'(Capacity for civil oversight) 100점 등4가지 항목 모두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보고서에서 북한은 86점을 받아 200개 국가 중 198위를 기록하며, 소말리아(94점)와 남수단(92점)에 이어 꼴찌를 면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북한은 소말리아, 적도 기니, 예멘(80점), 에리트레아(81점), 베네수엘라(82점), 남수단(85점), 투르크메니스탄(86점) 보다 더 부정부패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세계에서 뇌물 등 부정부패와 관련해 가장 청정한 국가로는 1점을 받은 덴마크가 차지했고, 노르웨이(5점), 핀란드(7점), 스웨덴, 뉴질랜드(8점) 네덜란드(11점)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은 20점으로 22위, 이어 미국은 20점을 받아 23위, 일본은 19점으로 21위를 기록했으며, 중국은 54점으로 126위, 이어 러시아는 54점으로 127위에 올랐습니다.

앞서, 독일 베를린에 본부를 둔 국제투명성기구(TI)가 지난 1월 전 세계 180개 나라의 국가청렴도를 조사한 '2019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를 공개한 바 있습니다.

이 부패인식지수는 부패 정도를 0부터 100까지 점수로 환산해, 점수가 높을수록 청렴도가 우수한 나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당시 북한은 17점에 그쳐 8번째로 낮은 점수를 기록하면서 전체 조사 대상 국가 180개국 중 172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에 대해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정권의 부정부패가 너무나 심각하고, 그 결과 북한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 놀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전 세계에서 가장 부패한 국가이며 전혀 놀라운 일도 아닙니다.

특히 그는 비정부기구와 국제기구들이 북한에서 고통받는 일반 북한 주민들을 돕기 위한 인도주의 관련 지원 활동을 하기 위해서까지도 북한 정권과 사회지도층에 뇌물을 상납해야 할 정도로 부정부패가 심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북한에서 만연한 부정부패 상황은 북한에 대한 합법적인 사업 투자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유엔과 미국의 제재가 현재로서는 대북 투자를 제한하고 있지만, 제재가 설사 해제된다해도 북한의 열악한 사업 관행과 만연한 뇌물 등 세계에서 가장 부패한 상황은 국제사회가 쉽게 대북 투자에 나설 수 없도록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