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도난당한 고급승용차 북한에 밀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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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중국 남방 지역에서 도난당한 독일 제 고급승용차들 중 상당수가 북한으로 은밀하게 밀반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12일 “요즘 중국 중앙방송 TV(CCTV)에서 방영되는 시사대담 프로그램의 중요한 화제 중 하나가 빈번한 고급 승용차 도난사건에 관한 얘기”라면서 “도난당한 고급차량들은 주로 중국 남쪽 국경과 인접한 베트남이나 라오스, 미얀마 등에 밀수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들 도난 차량 중 상당수가 북조선에도 반입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도난 당한 고급 승용차들은 중국에서도 소위 명차로 대접받는 독일제 차량들로 한 대에 100만 위안을 호가하는 차량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중국의 차량 절도범들은 훔친 차를 단기간에 처분해야 하기 때문에 새 차나 다름없는 차량들을 시중 가격의 20~30% 정도밖에 안 되는 아주 눅은 가격에 처분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런 도난 차량을 북조선에 밀반입하는 중국의 전문 밀수조직들은 고급차량의 밀수가 중고차나 중고 건설장비를 밀수하는 것보다 더 큰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도난 차량을 경쟁적으로 구입해 북조선에 보내려 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중국에서 밀수로 넘어가는 도난차량을 보면 북조선에서도 어지간한 간부는 탈 엄두를 낼 수 없는 고급 차량들”이라면서 “북조선의 고위층이 타고 다니는 고급승용차의 상당수가 이런 식으로 넘어간 차들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떨칠 수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 대북제재 아래서 북조선에서는 고급 승용차의 수입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고위층의 승용차를 보면 신형 고급차량들이 적지 않게 눈에 띤다”면서 “중국에서 도난당한 차량이 아니면 어디서 이런 차량을 사올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변경도시의 한 소식통은 “북조선 고급 간부들이 타고 다니는 독일제 고급 승용차들이 중국에서 도난된 차량일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은 여러가지 있다”면서 “중국 도난 차량의 차대 번호와 엔진 번호를 북조선에서 운행되는 고급차의 차대번호와 대조해 보면 당연히 도난차인지 아닌지 밝혀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세계의 모든 자동차 제작사는 차체와 탑재된 원동기(엔진)에 영문과 아라비아 숫자를 혼합한 17자리의 고유번호를 음각으로 표시하고 있다”면서 “아무리 북조선이라고 해도 이 차대번호와 엔진번호까지 변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