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국의 대북 구호단체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CFK)이 최근 북한을 방문해 황해북도에 첫 간염 진료소를 열었습니다. 방문에 앞서 CFK의 인도주의적 지원에 대한 대북제재 면제가 승인되면서 지원활동에 다시 활기를 띠는 모습입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CFK)은 최근 소식지를 통해 지난 5월 20일부터 6월 7일까지 10명의 봉사자가 북한을 방문해 기존 지원사업을 재점검하는 한편 새로운 지원활동에 나섰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방북 직전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관리국(OFAC)으로부터 대북제재 면제 승인을 받으면서 그 동안 지체되던 결핵∙간염 진료소 보수에 필요한 각종 물품과 트랙터 등 농업 관련 설비들에 대한 운송이 가능해졌습니다.
몇해 전 이미 황해남도 해주 진료소의 개보수를 위한 각종 장비들과 물품이 북한에 도착했지만 대북제재로 창고에 묶여있다가 이번 제제 면제로 방문 기간 중 작업에 착수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최근 북한을 함께 방문하고 돌아온 하이디 린튼 CFK 대표는 지난 11일 미국 워싱턴 DC 케이토(CATO) 연구소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대북제재 면제 승인 덕분에 2년 만에 해주 진료소 보수 작업이 가능했다고 전했습니다.
린튼 대표 : 지난 2년간 제재 때문에 진료소의 보수 공사가 중단됐었습니다. 우리가 북한으로 떠난 토요일 바로 전날인 금요일, 재무부의 제재 면제 승인을 받고 작업에 착수할 수 있게 돼 기쁩니다.
해주 진료소의 전체 보수 공사는 올해 말로 예정돼 있으며, 이번 방문에서는 전기 설치 공사가 마무리됐습니다.
CFK 측은 “당연히 유엔 대북제재 결의를 준수하고 있다”면서 “여전히 조달, 운송, 금융 업무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지만 이번에 받은 대북제재 면제 승인은 지원활동의 가장 필요한 첫 단계가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CFK는 올 여름 오는 8~9월 계획된 지원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6개월마다 갱신해야 하는 유엔 제재 면제를 재신청하는 한편 대북제재로 인한 금융업무와 운송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 동안 결핵 및 간염 진료와 퇴치사업을 활발하게 벌여온 CFK는 최근 황해북도 사리원 지역에 첫 B형 간염 진료소도 열었습니다.
북한 전역에서는 지난 3월 문을 연 평양 진료소 이후 다섯 번째입니다.
북한에 제대로 된 시설을 갖춘 진료소가 부족하다 보니 어떤 환자는 65km 떨어진 곳을 아픈 몸을 이끌고 방문한다는 게 CFK 측의 설명입니다.
린튼 대표는 북한에서의 첫 C형 간염 진료 계획도 밝혔습니다.
린튼 대표 : 간염 퇴치 운동의 일환으로 이번 방문에서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많은 교육을 했습니다. 또한 C형 간염에 대한 진단 및 치료시설에 대한 계획서도 제출하고 왔습니다.
이밖에 북한 주민들의 식생활에 필요한 식료품과 의약품, 담요 등이40인치 높이의 대형 컨테이너 6개에 실려 북한으로 향하고 있으며, 도착하는대로 북한에 있는 CFK 진료소를 통해 배급될 예정입니다.
특히CFK는 북한이 여전히 심각한 가뭄과 식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현재 3,500개의 정수기를 북한에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CFK는 오는 8월 말 지원사업 점검 차 다시 북한을 방문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