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 5세미만 아동 사망률 한국 6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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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5세 미만 아동 사망률이 한국보다 약 6배 높은 것으로 추정된 유엔 보고서가 공개됐습니다. 남북한 간 격차는 지난 30년 동안 더 벌어졌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아동기금(UNICEF), 세계보건기구(WHO), 유엔경제사회국(DESA), 세계은행(WB)으로 구성된 '유엔 합동 아동사망률 추정그룹'(UN IGME, UN Inter-agency Group for Child Mortality Estimation)이 공동으로 9일 북한을 포함한 전 세계 국가의 아동 사망률을 연령별로 다룬 연례보고서인 '2020년 아동사망 수준과 추세'(Levels & Trends in Child Mortality 2020)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5세 미만 북한 아동의 사망률은 2019년 기준 1천명 당 17명으로 추정돼, 한국의 3명과 비교해 거의 6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0년 전인 1990년 북한이 43명, 한국이 15명으로 약 3배 차이가 났던 것과 비교하면, 사망률 자체는 모두 감소했지만 남북한 간 격차는 더 벌어진 겁니다.

성별로 살펴보면, 5세 미만 북한 남자 어린이 사망률은 2019년 기준 1천명 당 19명, 여자 어린이는 15명으로 추정돼 남자 어린이 사망률이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엔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가 5세 미만 아동 사망률이 1천명 당 25명 이하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2019년 기준 북한을 포함한 122개국이 이 수준은 달성했습니다.

또 이번 보고서는 태어난지 한달이 안된 북한 신생아 사망률이 2019년 기준 1천명 당 10명 꼴으로, 한국의 2명보다 5배 높았습니다.

특히, 1990년 북한이 21명, 한국이 7명으로 남북한 간 격차가 3배였지만, 현재는 그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1살 미만 유아 사망률 역시 유사한 추세를 보였습니다. 2019년 기준 북한은 1천명 당 13명, 한국 3명으로 1990년 추정치(북한 33명, 한국 13명)보다 격차가 더 벌어져 4배 이상 격차를 보였습니다.

아울러, 북한 5~14세 어린이 사망 확률은 1천명 당 2019년 기준 4명으로 1990년 8명과 비교해 절반으로 떨어졌고, 15~24세 사망 확률 역시 지난해 기준 9명으로 1990년 15명보다 크게 감소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엔은 이날 보고서 발표 보도자료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5세 미만 아동 사망률은 지난해 520만명으로 1990년 1천250만명에서 역대 최저를 기록했지만, 올해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사태가 지난 수십 년 간 이룬 진전을 되돌릴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보도자료는 또 코로나19 감염 우려나 제정적 어려움으로 부모들이 의료 서비스를 피하거나 교통수단에 제한이 생겼고, 보건인력이 다른 곳으로 차출돼 보건 서비스 인력 자체가 줄어든 것 등을 현재 보건서비스에 대한 아동의 접근성이 제한된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