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당국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중 이후 중국영화 DVD 알판 판매를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중관계가 호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지만 판매가격이 너무 비싸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지난 수년 동안 중국영상물의 유통과 시청을 금지해 오던 북한당국이 김정은 방중 이후 만수대 텔레비전 통로를 통해 중국영화를 방영한데 이어 최근에는 중국영화 DVD 알판을 시중에 본격 공급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평양 주민소식통은 “얼마 전부터 ‘목란 비데오’에서 중국영화 알판(DVD)을 판매하기 시작했다”면서 “알판 한 장에 긴 영화는 두 편, 짧은 것은 3-4편의 영화가 담겨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알판 한 장 값은 중앙당 과장급 간부의 한달 노임인 6,500원(북한 돈)”이라면서 “비싸다고 불평하면서도 주로 젊은이들속에서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영화 내용은 중국 팔로군이 일본군이나 국민당 군과의 전투에서 승리하는 내용의 영화가 가장 많다”면서 “현대 애정물 영화도 있기는 하지만 짙은 애정표현 장면은 모두 삭제된 채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러시아 영화도 판매하는데 장당 5,000원에 팔리고 있어 중국영화보다 1,500원이나 싸다”면서 “중국영화에 비해 러시아 영화의 인기가 그만큼 시들 하다는 증거”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평양 주민 소식통은 “당국에서는 국내 판매용 중국영화 알판을 중국으로 반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면서 “본래의 영상을 상당 부분을 삭제하고 편집한 것이 외부(중국)에 알려지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소식통은 “현재 팔리고 있는 중국영화 알판 한 개의 값이 쌀 1Kg 값을 훨씬 넘어 지방의 서민들은 선뜻 구입할 엄두를 내기가 어렵다”면서 “하지만 평양과 대도시 부유층 젊은이들은 여러 개를 구입해 본 뒤 친구들 것과 서로 바꿔서 돌려보기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의 선전선동부가 관할하는 ‘목란비데오사’는 과거 아리랑집단체조 장면을 CD알판으로 제작해 해외의 북한식당을 찾아오는 손님들을 대상으로 비싼 값에 팔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