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무역업자들 ‘정상회담’ 소식에 기대감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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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평창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관계가 훈풍이 불고 북핵폐기를 전제로 미-북 회담까지 열릴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르자 중국 변경 도시의 부동산 시장에 미묘한 변화가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북-중 무역 환경이 악화되자 변경도시를 떠났던 중국 무역업자들이 다시 현장으로 복귀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 단둥의 한 주민소식통은 “북-중 무역이 여전히 얼어붙어 있는 상태이긴 하지만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연이어 개최될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단둥을 떠났던 대북무역업자들 중 일부가 단둥에 돌아올 채비를 차리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북-중 무역이 호황기에 있을 때 대북 무역업자들로 꽉 차있던 압록강 철교 부근의 29층짜리 쌍둥이 빌딩 짜디광장(佳地廣場) (빌딩)은 현재 3분의 2가 비어 있는 상태”라면서 “그런데 최근 이곳에 임대를 문의하는 업체들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빌딩 15층에 250평방 규모의 사무실을 갖고 있는 장 모씨는 “대북 무역업자가 떠난 후 입주자가 없어 3년 넘게 비워 두었는데 며칠 전에 임대문의 전화를 받았다”면서 “오랜 기간 비워 두었던 사무실에 입주할 사람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갖게 되었다”고 현 상황을 반겼습니다.

중국 단둥의 또 다른 소식통은 “요즘엔 틈만 나면 습관적으로 한국 텔레비전 뉴스를 자주 시청한다”면서 “한국 텔레비전의 보도 내용대로 조선 핵문제가 잘 풀리게 되면 올해 상반기 내로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무역업자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꽉 막힌 대북무역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미국과 한국의 북한에 대한 불신감이 깊어 섣부른 기대는 아직 이르다는 전망도 적지 않습니다.

대북무역에 종사하다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다는 단둥의 한 사업가는 “조선이라는 나라는 한 치 앞의 일을 장담할 수 없는 비정상적인 국가”라면서 “조선이 핵을 포기한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한국 언론에서는 희망적인 보도를 내보내고 있지만 정작 조선 당국이나 조선 선전매체 등 어느 곳에서도 조선의 비핵화를 거론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북조선 사람들 중에서 북조선 당국이 이미 개발한 핵을 없앨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직 만나보지 못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