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평양에 커피숍이 생기고 부유층들이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지 꽤 되었습니다. 최근 지방에도 간부들을 중심으로 커피를 마시는 게 유행이라는 소식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평양에 외국인을 위한 호텔 내 커피숍은 있은 지 오래되었지만 일반 주민이 이용 가능한 커피숍이 생긴 것은 2010년 이후 입니다. 초기 커피숍들은 커피 값으로 외화를 받았으나 이후 북한 돈을 받는 커피숍도 생겼습니다.
함경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요즘 지방 간부들속에서 커피를 마시는게 하나의 유행으로 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평양은 물론 도 소재지 함흥에는 커피점(커피숍)이 있지만 함흥에서 멀리 떨어진 단천에는 아직 생기지 않았다”며 “최근까지 커피는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사치품’으로 사회주의와 맞지 않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방은 커피 한잔 값이 술 1병 값보다 비싸 일반 주민들은 감히 마실 엄두를 내지 못하지만 간부나 돈주(신흥 부자)들은 커피를 매일 마신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지방에서 술 1병가격은 보통 북한 돈 3천원(미화 0.35달러) 미만입니다. 반면 커피 1잔 가격은 3천원~5천원(미화 0.35~0.58달러)이며 외화를 받는 커피의 경우 최고 5달러(북한 돈 4만 2천원)로 술보다 훨씬 더 비싼 상황입니다.
북한에서 외화 커피가 술보다 훨씬 비싼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외국산 고급 원두 사용 등의 표면적 이유와 함께 외화를 더 많이 벌어들이려는 의도도 작용한 결과라는 지적입니다.
현재 단천에서 외국산 가루 커피 200g짜리 1병 가격이 북한 돈으로 5만~8만원(미화 5.88~9.41달러), 사탕가루 1kg가격은 2만원(미화 2.35달러)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한 사람이 한번에 최소 7만원(미화 8.23달러) 정도를 부담하는 셈인데 순번이 된 간부가 자기 돈으로 커피와 사탕가루를 사는 게 아니라 아래 기관 혹은 아는 주민들에게 구해달라고 요구한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소식통은 이어 “며칠 전 시당 간부부 지도원의 부탁을 받고 커피와 사탕가루를 사주었다”며 “돈이 아까웠지만 언제가 그의 도움을 받을 일이 있을 것을 고려해 군말없이 해주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다른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국산 커피도 있지만 간부와 돈주들은 외국산 커피를 더 좋아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국산 커피는 개성고려인삼이 들어간 것이 좋다고 하는데 간부들은 커피 산지인 브라질 커피나 한국산 커피를 좋아한다”며 “잘 사는 집에서는 친구나 손님이 왔을 때 식사 후 커피를 대접하는게 유행”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번에 아들 대학 추천에 도움을 준 모 간부에게 다른 것과 함께 브라질산 커피 2병을 주었는데 커피를 더 좋아했다”며 “이전에는 담배 막대기가, 지금은 외국산 커피가 통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일반 주민과 달리 간부들이 건강에 나쁜 담배보다 커피에 관심이 높은 것 같다”며 “외국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명절에 ‘우리도 멋을 좀 내보자’며 커피를 마시는 사람도 없지 않지만 일반 주민이 커피를 마시기는 아직 이른 것 같다”고 언급했습니다.
과거 개성공단이 가동될 당시 한국 기업들이 북한 근로자들에게 제공했던 한국산 커피 믹스가 북한에서 ‘막대 커피’로 불리며 인기가 높았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