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고강도 ‘지방발전 건설부대’에 “사고 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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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북한이'5월 사고방지대책월간'을 맞아 각 지방의 공업공장 건설을 담당한 124연대들에 사고를 내지 말 데 대한 지시를 하달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월 북한 국방성이 ‘지방발전 20X10정책’ 실현을 위한 사업을 군대가 맡아야 한다는 김정은 총비서의 지시에 따라 여러 개의 ‘124연대’를 새로 조직했습니다. 건설 전문 부대인 ‘124연대’는 현재 북한 각 도에 선정된 20개의 시범 지역의 지방공업공장 건설에 동원되고 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7일 “지난 주 경성군과 어랑군의 지방공업공장 건설을 담당한 9군단 124연대에서 사고를 철저히 방지하기 위한 군인 건설자 모임이 있었다”며 “연대와 군단 간부들, 도와 군의 간부들이 모임에 참가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5월 2일경 국방성이 각 124연대에 공사 전기간 한 건의 사건사고도 내지 말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며 “건설 과정에 발생하는 자그마한 사고도 지방발전 20X10정책을 제시한 김정은의 권위와 위신과 관련되는 문제라는 내용이 강조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모임에서는 사고를 내지 않는 것이 지방 인민들을 위한 김정은의 사랑과 은덕을 빛내는 것이고 김정은의 절대적인 권위와 위신을 지키는 것이라는 내용이 언급되었다”며 건설 매 공정에서 규정과 질서를 세우고 모두가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높일 데 대해 결의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그는 “매년 사고방지대책월간인 5월과 11월에 각 공장, 기업소들이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사업을 벌이지만 이번처럼 모임을 연 적은 없었다”며 “혹시 어느 지역 공장 건설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해 이런 조치가 취해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다른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8일 “운산군 지방공업공장 건설 현장에서도 사고방지를 위한 군인과 사회 돌격대원들이 모두 참가한 건설자 모임이 있었다”며 “사고방지를 위한 모임은 사실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이 각 도, 각 군 별로 건설 경쟁을 붙여놓았다”며 “운산군의 경우 다른 군에 뒤지지 않기 위해 124연대 군인과 건설 돌격대원들이 전투를 벌이고 있는데 밤 늦게까지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는 “공장 건설에서 질보다 속도가 더 중요시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루 이틀도 아니고 두 달 넘게 매일 밤늦게까지 작업이 이어지다 보니 군인과 돌격대원들이 휴식 시간만 되면 구석에 들어가 잠깐이라도 잠을 자려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건설 돌격대 생활을 오래 한 자기 경험으로 볼 때 건설 현장에서 사고가 밤에 많이 발생한다며 “일하는 도중 깜빡 졸다가 발판에서 떨어지거나 어두운 구석에서 잠을 자다가 위에서 떨어지는 물체를 피하지 못해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속도전’ 바람에 건설에 동원된 군인과 돌격대원들이 밤 늦게까지 일하다 보면 사고가 발생하는 건 시간 문제”라며 “주민들이 ‘속도전이 사람을 잡는다’는 말을 하는데 틀린 말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지방발전 20X10정책’은 수도와 지방, 지역간 불균형 해결을 위해 매년 20개 군에 현대적인 공장을 건설해 10년 안에 지방인민들의 물질문화생활 수준을 높인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