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살림집 건설용 진흙블록 품질검사 강화

0:00 / 0:00

앵커: 북한 당국이 농촌 살림집 건설에 사용될 진흙블록을 매 가정에서 만들어 바치도록 한데 이어 최근 진흙블록의 품질검사를 철저히 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농촌 현대화를 주요 국가과제로 정한 북한 당국이 농촌문화주택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멘트가 없어 살림집의 벽체를 진흙블록인 토피(흙벽돌)로 쌓아 올리고 있는데, 이러한 토피는 각 인민반 가정세대에서 만들어 바치도록 조치했습니다.

이와 관련 자강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6일 “매 가정세대별로 농촌살림집 건설에 필요한 토피를 150장씩 만들어 6월 말까지 바치라는 지시가 이미 지난 4월 초에 매 인민반에 통보 되었다”며 “최근엔 질이 나쁜 토피를 받지 말 데 대한 지시가 다시 내려왔다”고 밝혔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국가가 지정한 토피 규격은 가로 25센치, 세로와 높이가 각각 20센치이고 진흙과 볏짚을 5:1의 비율로 잘 섞어서 만들라는 것”이라며 “진흙은 마르는 과정에 금이 가고 잘 트기 때문에 토피를 만들 때 볏짚을 잘 섞어야 한다” 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북부 고산지대인 자강도는 토양이 부식토와 암반으로 이루어져 진흙이 나오는 곳이 많지 않다”며 “또 강냉이와 감자 농사가 기본이어서 볏짚을 구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사정 때문에 토피를 규정대로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볏짚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은 토피는 잘 부서지기 때문에 살림집 건설에 사용할 경우 붕괴의 위험이 매우 크다”며 “진흙을 아끼기 위해 토피도 규정보다 작게 만드는데 이렇게 되면 벽체를 고르게 쌓거나 수평을 유지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양강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8일 “불량 토피를 걸러낼 데 대한 내각 국가건설감독성의 지시가 6월 21일, 각 시, 군 인민위원회에 내려왔다”며 “인민위원회 사무장이 책임을 지고 각 동, 읍, 리 사무소에서 토피를 받을 때 불량검사(품질검사)를 철저히 하라는 것이 지시의 내용”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주민들이 국가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농촌살림집 건설현장까지 운반되는 과정에서 3분의 1의 토피가 부서져 버린다”며 “설령 부서지지 않았다고 해도 토피가 불량이어서 살림집 건설에 사용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건설현장에서 매우 거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애초 토피를 가지고 농촌문화주택을 짓는다는 것도 말이 안되지만, 그러한 토피마저 불량이 많으니 해마다 짓는다는 농촌살림집들이 오래 견디지 못하는 것”이라며 “신문이나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농촌문화주택들은 걸만 멀쩡할 뿐 실상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