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주민들에게 평양종합병원 건설자들에 식량을 지원하도록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양종합병원 건설인력의 식량지원을 지방주민들에 떠넘기는 것은 코로나사태 이후 평양시민의 식생활이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것을 방증하는 일이라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7일 "요즘 도 내의 각 구역 인민반마다 '평양에 식량을 지원하자'는 내용의 회의를 열고 있다다"면서 "3,4월에 예정되었던 정기적인 행사는 다 취소되었는데 평양의 건설인력에 식량을 지원하기 위해 인민반회의를 개최하고 나선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22일 도당의 지시로 인민반마다 (평양건설장에 대한) 식량지원 회의가 열렸다"면서 "지난 12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3차 회의에서 제시된 평양종합병원을 최우선적으로 완공하기 위한 사업에 식량지원을 통해 참여할 것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번 평양 식량지원 인민반회의는 전국적으로 열린 것으로 안다"면서 "인민반장들은 당의 강령적 과업을 관철하기 위해서 평양종합병원건설에 한 사람같이 떨쳐나서서 지원포(식량)를 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일부 주민들은 지방사람들은 이용할 수도 없는 평양종합병원을 건설하는데 왜 식량을 내놓으라 하느냐'며 식량지원요구에 반감을 드러냈다"면서 "이에 인민반장들은 나라의 식량문제가 총체적으로 어려울 때 평양종합병원 건설을 지원하는 것은 당의 지시를 관철하는데서 으뜸가는 일이라고 강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인민반 회의에서는 지방 주민들은 장사와 부업 등 돈벌이를 할 방법이 많지만 평양주민들은 엄격한 조직생활에 묶여있어 식량이나 돈을 구할 데가 없다는 궤변을 늘어놓았다"면서 "결국 이번 인민반회의의 본론은 '평양사정이 어려우니 지방 주민들이 나서서 평양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내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다른 주민소식통은 28일 "요즘 청진시 각 인민반들에서 평양의 건설장에 식량을 지원하자는 내용의 회의를 열었다"면서 "전국의 각 도, 시, 군 주민들이 평양종합병원건설 인력에 식량을 지원할 것을 강요하는 내용"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평양종합병원 건설장에 대한 식량지원은 최고인민회의 결정사항이기 때문에 지시관철을 위해 매 세대 당 5kg이상의 식량이나 현금을 바치도록 강요하고 있다"면서 "코로나사태로 식량사정이 어려운 건 어디나 마찬가지인데 어떻게 지방 주민들에게 평양을 먹여 살리라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습니다.
. 소식통은 그러면서 "본래 4월은 국가적, 당적 행사가 집중적으로 열려 주민들이 가장 들볶이는 시기"라면서 "코로나 사태로 인해 요즘 어떤 지시도 내려지지 않아 크게 안도하고 있던 주민들은 갑작스런 평양건설장 식량지원 지시에 불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