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산육아원, 영유아에 소화 힘든 강냉이 밥·죽 먹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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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양강도 혜산육아원이 3살 미만의 부모 없는 영유아들에게 소화하기 어려운 강냉이 밥과 죽을 먹인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고아 양육 시설들에 대한 전격적인 검열을 실시하고 있는 북한 양강도 사법당국이 혜산육아원의 관리 일꾼들을 무더기로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혜산산원과 양강도 위생방역소의 간부들도 연대적인 책임을 지고 양강도당의 검토를 받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양강도 보건 부문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일“혜산육아원과 애육원, 중등학원에 대한 도 검찰소와 도 안전국의 합동 검열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면서“검열이 한창이던 지난달 27일에는 혜산육아원 경리과장과 진료과장, 영양관리사 4명이 체포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혜산육아원과 애육원, 중등학원에 대한 검열은 4월 18일부터 시작되었다”며“혜산육아원의 실태를 조사하던 양강도당이 직접 검열을 지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김정은 시대인 2015년부터 평양시와 각 도 소재지, 특별시에 부모 없는 영유아들을 돌보기 위해 육아원과 애육원을 건설했습니다. 육아원은 갓 태어난 아기부터 3살 이하의 젖먹이(영아) 어린이를, 애육원은 3살부터 6살까지의 어린이(유아)들을 양육하는 시설입니다.

소식통은 “육아원과 애육원은 운영을 시작한 첫날부터 어린이 영양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문제가 많았다”면서“그러던 2021년, 김정은이 어린이들에게 젖제품(유제품)을 먹일 것을 지시하면서 부모 없는 고아들의 영양 관리도 많이 개선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2021년부터 육아원에서 자라는 젖먹이 어린이들에게 영양가 높은 암죽(젖 대용 쌀죽)을 먹이기 위해 중앙에서 쌀가루와 사탕가루(설탕)을 정상적으로 공급하고 있다”며“각 도의 젖소목장에서 짜낸 우유도 육아원 어린이들에게 먼저 공급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처럼 국가적으로 육아원의 어린이들을 특별히 배려하고 있음에도 혜산육아원에서는 올해 들어 벌써 7명의 어린이가 사망했다”며“이를 심각하게 여긴 양강도당이 실태 요해를 하던 중 문제점들을 발견하고 사법기관에 수사를 지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ㅈ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2일“혜산육아원에서 젖먹이 어린이들에게 암죽 대신 강냉이로 만든‘속도전 가루’죽을 먹이고, 생후 1년이 채 못된 어린이들에게 강냉이 밥을 먹인 사실이 알려져 양강도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2월 중순 혜산육아원에서 코로나 유사 감염병이 발생하자 혜산산원과 양강도 위생방역소까지 동원돼 치료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7명의 어린이들이 사망했다”며“실태조사에 착수한 양강도당이 어린이들의 영양상태가 심각함을 파악하고 사법기관에 수사를 지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사법기관의 수사과정에서 어린이들 부실 관리실태가 하나 둘씩 드러나기 시작했다”며“이에 고아 양육 시설 전반으로 수사가 확대되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어린이 영양관리를 책임진 혜산육아원의 일꾼들은 체포되었다”면서“코로나 유사 감염병 치료 과정에 육아원 어린이들의 관리 실태를 충분히 파악하고도 침묵을 지킨 혜산산원과 양강도 위생방역소의 간부들에게도 책임을 따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육아원의 보육교사들이 어린이들에게 공급되는 입쌀과 사탕가루, 식용유와 밀가루를 조직적으로 빼돌려 나눠가진 사실은 수사과정에 드러났다”며“탁아유치원공급소 간부들에게 정기적으로 뇌물을 바친 사실까지 드러나 앞으로 체포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망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복수 소식통의 전언 외 북한 사법당국의 수사 결과 등 객관적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소식통은 “애육원 원장과 (노동당) 세포비서는 아직 체포되지 않아 양강도 주민들이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면서“과거 양강도 여성동맹 위원장이었던 혜산애육원 원장은 환갑이 넘은 여성으로 현재 집안이 부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육아원의 세포비서는 애육원의 세포비서도 겸임하고 있는데 과거 양강도당 간부부 부부장이었던 인물”이라며“세포비서와 결탁한 보육교사들이 원장 모르게 어린이 공급 물자를 떼어먹은 것으로 양강도 주민들은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젖먹이 어린이들에게 소화가 잘 안되는 속도전 가루 죽과 강냉이 밥을 먹였다는 사실에 양강도 주민들은 큰 충격을 받고 있다”며“속도전 가루는 강냉이를 높은 열과 압력으로 뽑아낸 가루로 주로 떡을 만들어 먹는데 어른들도 소화가 잘 안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