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당국이 주민강연회를 통해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최고지도자(김정은)의 모범을 본받으라고 선전하면서 주민들에게 물자지원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주민소식통은 15일 “요즘 중앙에서는 코로나가 급격히 확산되던 지난 5월14일 최고지도자(김정은)가 직접 가정에서 준비한 상비약을(김씨 일가를 위한 상비약을) 본부당위원회에 바친 내용을 주민 대상 강연회를 통해 적극 선전하고 있다”면서 “전국의 모든 기관, 기업소, 학생들을 대상으로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최고지도자의 모범을 본받아 사회와 집단, 동지들을 위해 헌신한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은 김정은 선전사업과 함께 각 기관 기업소들에 코로나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을 지원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에 해당 단위들은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을 지원하는 방안으로 식량이나 생필품, 지원자금을 모든 성원(구성원)에 강제로 부과하고 있어 주민 불만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중앙에서는 이번 지원사업에 지방 기관의 책임간부들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할 데 대해 지시했다”면서 “국가가 어려운 시기에 인민 앞에 자기의 충실성을 평가받는다는 자세로 의약품과 식량, 자금을 알아서 양심껏 바치도록 지시하고 있어 간부들의 고민이 깊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중앙에서는 지원물자는 자원성에 맡긴다고 주장하지만 지원물자 바치는 정도를 보아 당과 혁명에 대한 충실성을 검증한다고 하니 이게 강제적인 징수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라면서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매 세대에서 내화 3~5만원의($5-8) 현금이나 이에 해당하는 물자를 바치도록 되어 있어 말이 지원이지 강압적인 수탈이나 다름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동사무소들에서는 인민반장들을 내세워 매일 같이 지원물자 정형 총화로 주민들을 들볶고 있다”면서 “인민반장들이 매일 아침 집으로 찾아와 세대당 5만원에 (간부와 일반주민 동일) 해당하는 물자를 내던지 돈을 내라고 요구하고 있어 가뜩이나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의 분노를 자극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우리들도 마차가지다”라면서 “최고지도자가 자신의 가정상비약을 풀어 코로나 환자들을 도왔다고 하지만 일반 주민은 내놓을 것이 있어야 내놓을 게 아니냐며 당국의 지원금 요구에 항의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는 지난 5월14일 김정은 총비서가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는 긴급상황에서 약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을 위해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1호약 (김정은 일가를 위한 상비약)을 방역사령부에 기증해 주민들의 치료에 사용하도록 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티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