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스위스의 한 비정부기구(NGO)가 북한이 코로나 백신(왁찐)을 도입하지 않으면서 향후 대북 지원단체들의 활동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 비정부기구인 ACAPS(The Assessment Capacities Project)는 15일 "이미 어려운 (대북 지원) 운영 환경 외에도, 북한 당국이 코로나 백신 (도입을) 주저하면서, 가까운 미래에 인도주의 단체가 해결해야 할 다른 복잡한 문제가 더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Aside from the already challenging operational environment, the COVID-19 vaccine hesitancy of DPRK authorities adds another complicated layer for the humanitarian community to work around in the foreseeable future.)
이 단체는 이날 발표한 '북한: 코로나 상황에서 인도주의적 필요(DPRK: Humanitarian needs in the context of the COVID-19 pandemic)'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일반적으로 코로나를 포함해 전염병에 매우 취약한데, 이러한 상황에 대한 북한 보건 체계의 대응 능력이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국경 폐쇄 등 북한 당국의 '제로(0) 코로나 정책'이 북한 주민들의 인도적 필요에 대한 평가를 중단시켰다면서 "2021년 말까지 인구의 60%가 식량 불안정을 겪을 것이라는 추정치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경 폐쇄와 수입 물자에 대한 장기화된 검역 조치로 의약품 등 기본 생필품이 크게 부족해졌고, 2019년도와 비교했을 때 2021년 북한의 대중 무역량이 90%까지 감소했다"고 전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 내 인도적 위기는 장기적이고 다면적"이라며 "언론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한반도 긴장에 대해서는 자주 보도하지만 북한 내 복잡한 위기는 전 세계 다른 문제들과 비교할 때 충분히 보도되지 않는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혹독한 기후와 자연재해, 지속가능성이 제한된 당국의 정책이 만성적인 식량 불안정의 원인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북한 당국이 직접적인 정보 유입을 차단하면서 주민들이 직면한 문제에 대한 대중의 인식과 이해를 제한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코로나 백신 접종 사실을 밝히지 않았지만, 앞서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달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중국산 코로나 백신 시노백을 긴급 수입해 국경경비대 군인들과 평양 주택건설에 동원된 군인들에게 우선 접종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호주(오스트랄리아)의 민간 국제관계연구소인 '경제·평화 연구소(IEP·Institute for Economics and Peace)'는 16일 전 세계 163개국을 대상으로 한 '평화로운 국가' 순위에서 북한이 15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소는 이날 공개한 '세계평화지수(GPI) 2022' 보고서에서 북한이 2.942점으로 하위권을 기록했다고 전했습니다.
세계평화지수는 '진행 중인 국내 및 국제 분쟁', '사회 안전 및 안보', '군사화' 등 3개 부문에서 23가지 지표를 바탕으로 1~5점까지 점수를 매겨 평가하는데, 점수가 낮을수록 평화로운 국가로 분류됩니다.
북한은 '진행 중인 국내 및 국제 분쟁' 부문에서는 137위(2.61점)를, '사회 안전 및 안보' 부문에서는 146위(3.113점), '군사화' 부문에서는 이스라엘과 러시아를 이어 161위(3.120점)를 기록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23개 지표 중 하나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군비 지출 순위를 공개하며, 북한이 24%로 조사대상국 중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내 폭력에 따른 경제적 비용은 국내총생산의 27.2%로 북한은 163개국 중 6위를 차지했습니다.
북한의 점수는 지난해보다 0.019점보다 올라 상황이 소폭 더 악화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보고서는 올해 가장 평화로운 국가로 아이슬란드를, 가장 평화롭지 않은 국가로는 아프가니스탄을 꼽았고, 미국은 129위, 한국은 43위에 올랐습니다.
기자 지정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