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일부지역 봉쇄지속으로 주민생계 위협

코로나 발생 이후 봉쇄된 평양의 한 도로.
코로나 발생 이후 봉쇄된 평양의 한 도로.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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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일부 지역에 대한 코로나방역 봉쇄를 해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봉쇄가 풀리지 않은 일부 지역 주민들이 심각한 생계위협에 노출되어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온성군의 한 주민소식통은 13일 “지난 4월 코로나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당국에서는 전국적인 완전 봉쇄조취(조치)를 취했다가 최근 코로나 확산세가 잠잠해졌다는 이유로 일부 지역에 대한 봉쇄를 해제했다(6월12일 본 방송 보도)”면서 “하지만 아직도 봉쇄를 유지하고 있는 지역이 많은데 이들 봉쇄지역 주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청진 이북에 위치한 온성군의 경우 주민생활에 필요한 모든 생필품은 청진시나 나선시를 통해 대부분 유통이 이루어졌다”면서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지역간 완전 봉쇄가 시작되면서 주민들의 생계난은 크게 악화되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중앙에서는 이번에 발열자가 줄어들고 있는 도시지역과 공장 기업소가 밀집된 지역의 봉쇄를 해제하면서도 온성군 같이 농장이나 탄광이 밀집된 지역의 봉쇄는 해제하지 않고 계속 주민 이동을 통제하고 있다”면서 “특히 주민생활에 필수적인 시장도 열지 못하게 하고 있어 주민생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주민과 상인들은 장마당이 아닌 골목이나 구석진 곳에서 당국의 눈을 피해 장사를 시도하고 있지만 이것마저 규찰대가 눈에 불을 켜고 단속하고 있어 마음 놓고 장사를 할 형편이 못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온성군 강안리를 비롯한 리(행정말단 구역)들에는 농장이나 탄광들이 많아 주민 대부분이 농장원이나 노동자들이다”라면서 “국가공급이 없어 시장에 모든 것을 의존하고 있는데 코로나봉쇄로 시장마저 열지 못하게 하니 농장원들이 제대로 먹지를 못해 바쁜 영농철인데도 농장에 출근하지 않는 세대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양강도의 경우 산간지역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다 보니 이번 코로나 봉쇄조치로 주민들이 겪는 생계의 어려움은 도시 주민들에 비할 바 없이 심각하다”면서 “그런데도 당국에서는 도시지역과 공장 지역의 봉쇄는 해제해주고 장마당도 활성화시켜주면서 산간지역에 대한 봉쇄를 풀지 않아 주민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코로나 확산 이전부터 도시와 공장지역 주민들과 달리 당국으로부터 차별 받고 있다는 피해의식이 강한 산간지역 주민들은 봉쇄로 인한 생계난이 가증(가중)되면서 당국의 무관심한 태도에 분노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산간지역이나 농촌지역은 다른 도시 지역에 비해 코로나 발열자 발생이 적고 발열자 수가 적다보니 발열자 감소세도 상대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는데 감소세가 적다는 이유로 봉쇄를 해제할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노하고 있다”면서 “나라에서 지원할 수 없으면 주민들이 장마당을 이용할 수 있게 이동의 자유만이라도 허용해 달라고 애원하지만 당국에서는 코로나 확산방지를 위해서는 불가피한 조취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티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