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는 지난 한 해 북한이 극단적이고 불필요한 신형 코로나 방역 조치를 지속하며 북한 주민들의 경제권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12일 북한 당국이 지난 2022년 주민들의 경제권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고 결과적으로 건강권, 식량권, 적절한 생활 수준에 대한 접근권도 침해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이날 발표한 연례보고서(World Report 2023)에서 지난해 북한 당국이 신형 코로나 확산 방지를 핑계로 지속한 국경봉쇄, 대외무역 최소화, 여행과 유통 제한 등의 조치는 북한을 더욱 고립시키는 극단적이고 불필요한 조치라고 평가하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특히 지난 3년간 지속된 전국적 이동제한 조치의 여파는 지난해 5월 발생한 심각한 가뭄 그리고 7월과 8월에 일어난 홍수로 심화됐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에 더해 북한 당국은 지난 5월 처음으로 신형 코로나 발생을 인정한 후 전국적으로 더 엄격한 봉쇄령을 내리는 한편 기록적인 빈도로 미사일 시험발사를 단행하며 계속해서 무기 개발을 우선시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필 로버트슨(Phil Robertson) 아시아담당 부국장은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연례보고서 발표 행사에서 북한 당국이 신형 코로나 사태를 이용해 주민들에 대한 정치적 통제를 다시 강화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방역 조치를 이용해 인권을 침해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 대상(case study)이 될 만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필 로버트슨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담당 부국장 : 북한은 국경을 봉쇄했고 국내 이동을 제한했습니다. 주민들이 국경을 넘지 못하게 위압적 대응을 강화했습니다. 또 무역 제한으로 식량, 의료용품, 생필품 수급에 막대한 문제를 일으켰습니다…북한은 방역 조치를 이용해 어떻게 인권을 침해할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 대상입니다.
(You had effective closure of the border. You had significant restrictions on freedom of movement within the country. You had an increased authoritative response to prevent people from crossing the border. You also had restrictions on trade that created massive problems in terms of food security, medical supplies, and other basic necessities for the North Korean people to live… So North Korea is a case study of how to use pandemic restrictions to violate rights.)
로버트슨 부국장은 또 한국, 미국, 일본 등이 북한과의 관계에서 인권 문제를 중심에 두어야 한다고 말하며 북한이 저지른 반인도 범죄는 엄청난 인권 침해이자 국제사회와 유엔의 인권보호체제에 대한 모욕(affront)임을 인식하고 이를 중단할 것을 촉구할 국제적 연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은 다음 주 스위스에서 유엔아동기금(UNICEF)과 세계식량계획(WFP) 등 국제기구 수장들과 만나 북한의 인도적 상황에 대한 현황과 평가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며 권영세 장관이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스위스 방문 수행 과정에서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하는 계기에 캐서린 러셀 유니세프 총재와 데이비드 비즐리 세계식량계획 사무총장 등을 면담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신형 코로나 사태로 인해 북한에서 철수한 국제기구들의 향후 북한 사업 재개 전망 그리고 북한 주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상호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남북 간 인도적 협력은 정치·군사적 고려 없이 일관되게 추진한다는 한국 정부의 원칙을 재확인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