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경제, 코로나19로 심각한 타격 입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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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국경폐쇄 등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에 대한 대응조치가 북한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란 전문가 분석이 나왔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에반스 리비어(Evans Revere)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정말로 국경을 봉쇄하고 중국 관광객 유입을 막는 등 중국과의 접촉을 최소화했다면, 북한 경제에 엄청난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다만 “북한이 식량과 연료, 상당한 비중의 교역에 대해 중국 생명선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북중 양국간 경제적, 인적 상호작용이 상당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북한이 중국과의 국경 및 접경지역 교역을 완전히 끊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수미 테리(Sue Mi Terry)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 역시 3일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 기고문을 통해 북한이 코로나19 발병을 차단한다 해도 이를 위한 극단적인 조치가 북한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및 미국의 독자제재 등으로 이미 위축된 북한 경제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경봉쇄로 중국과 러시아와의 교역이 감소하고 필수적인 외화 유입도 차단된다는 겁니다.

그는 또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발병을 방지하길 원한다면 중국 선박과의 불법 선박 대 선박 환적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그는 북한이 그나마 대북제재를 견딜 수 있게 하는 장마당 역시 얼어붙게 되면서 일반 북한 주민들의 부담이 가중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로버트 매닝(Robert Manning) 애틀란틱 카운슬 선임연구원도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대중무역의 상당 부분이 북중 접경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점을 미루어 볼때 현재 국경폐쇄를 비롯한 북한의 특단의 조치가 북한 경제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매닝 선임연구원 : 북한 내 석유, 휘발유, 식료품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들어오는 기계류 등의 부족현상이 매우 심할 것으로 의심됩니다. 북한 경제에 심각한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정보가 부족해 그 규모를 정확히 측정하긴 어렵습니다.

그는 이어 상당수 북한의 제재회피는 사이버 공간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은 코로나19 사태에도 여전히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다니엘 워츠(Daniel Wertz) 전미북한위원회(NCNK) 국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국경폐쇄가 일반적으로 춘궁기에 해당하는 늦은 봄이나 초여름까지 지속돼 식량부족이 훨씬 심각해질 수 있다”며 “북한 내 이동제한 강화는 특정지역이 다른 곳에 비해 더 심각한 식량부족 현상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국경폐쇄 기간이 길어질 경우 북한의 다제내성결핵 등 결핵 환자들을 위한 의약품 공급 등에도 상당한 차질이 있을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한편 정치적 함의와 관련해서,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권력이 당, 군부, 정보기관 등 엘리트 계층의 지지로부터 나오는 만큼, 이들의 부유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북한의 제재회피가 코로나19로 어려워진다면 엘리트 계층의 지지도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스티븐 노퍼(Stephen Noerper) 미국 코리아소사이어티 선임국장 겸 컬럼비아 대학 교수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코로나19 대응 조치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권력 기반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는 지금 북한의 상황은 대기근을 겪었던 20여년 전과 달라졌고 특히 평양 내 엘리트 계층을 중심으로 현대화 및 상품에 대한 접근성 등에 대한 기대치와 관심이 확연히 높아졌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 지도부가 모든 것을 잘 통제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관료조직 내 틈과 경쟁이 있고 최근 김정은 위원장이 엘리트 계층도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언급한 만큼 불만이 존재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