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엔이 코로나19, 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와 관련한 세계보건기구(WHO)의 대북 의료물품 반입에 대해 제재면제를 승인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유엔의 제재면제 승인도 줄을 잇고 있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가 세계보건기구, WHO에 북한의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긴급 의료 구호물자에 대해 대북 반입을 27일 승인했습니다.
WHO가 25일 유엔에 제재면제를 신청한지 이틀 만입니다. 또, 유엔이 북한의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국제구호기관에 제재면제를 승인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 입니다.
대북제재위 홈페이지에 따르면 WHO가 이번에 제재면제를 승인받은 품목은 코로나19 예방과 통제를 위한 진단장비와 물품이며 제재면제 기간은 이달 27일부터 앞으로 6개월 후인 8월 27일까지 입니다.
WHO의 대북 긴급 물자지원은 북한의 코로나19 진단 능력을 강화해 북한 주민들이 제때에 치료받고 북한 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번에 대북 반입이 승인된 구체적인 주요 물품으로는 체온계 600개, 유전자 증폭검사(RT-PCR) 장비 6대 및 관련 도구, 성인 및 어린이용 인공호흡기 총 40개, 산소발생기 20개 등입니다.
아울러, 유엔은 앞서 프랑스에 본부를 둔 국경없는 의사회(MSF)와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적십자연맹(IFRC)에도 각각 20일과 21일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대북 의료 구호물품 반입을 승인하는 등 코로나19와 관련한 대북 지원 움직임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엔 대북제재위가 앞서 27일 공개한 국제적십자연맹 제제면제 품목에는 실시간 유전자 증폭 장비 1대 및 진단시약 1만개, 의료용 장갑 1만개, 마스크 4천개, 적외선 체온계 1천개, 의료용 보호복 200개, 의료용 안경 200개 등이 포함됐습니다.
국경없는 의사회가 면제받은 물품은 의료용 안경 800여개와 면봉 1천여 개, 검사용 의료장비 등 입니다.
북한에서 의료 지원활동을 해온 재미한인의료협회(KAMA)의 박기범 교수는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의료 물품 대북 반입이 신속히 승인되고 있는 상황을 환영했습니다.
박기범 교수 : 이러한 제재면제 물품 중 일부는 간단한 의약품 수준을 넘어선다는 점이 고무적입니다. (코로나19) 진단장비가 포함된 것이죠. 제재면제도 수일 내로 승인되는 등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진단장비 사용에 필요한 물품들도 같이 승인되고 있습니다. 이는 매우 좋은 신호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공중보건 위기 상황 속에서, 진단 장비 및 물품 지원 문제는 국제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인도주의 단체들이 유엔의 대북제재 면제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 점에 우려를 표했습니다.
앞서 27일 유엔 대북제재위 의장국인 독일의 크리스토프 호이스겐 유엔 주재 대사는 유엔 뉴욕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비공개회의를 마친 후 제재위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장비 반출을 즉시 허가했다면서, 북한이 국경을 열고 지원 물품을 받아 북한 주민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 측은 28일 미국은 코로나19 전파에 대응하고 억제하기 위한 미국과 국제기구의 노력을 지지하고 장려한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국무부 관계자는 유엔 안보리가 지난 27일 북한의 코로나19 대처를 돕기 위한 인도적 지원에 한해 대북 경제 제재를 면제한다고 밝힌 데 따른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미국은 북한 주민의 코로나19 발병에 대한 취약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 같은 기구들의 지원에 관한 승인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지난 13일 국무부 성명 이외에 추가로 덧붙일 내용은 없다고 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