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식량난으로 굶는 북한 주민 늘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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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즉 신형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북한주민들의 생계가 크게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형편이 어려운 서민들은 신형코로나 전염병으로 죽기 전에 굶어 죽게 되었다고 호소하는 실정이라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3일 "요즘 신형코로나사태가 오래 끌면서 주민들이 심각한 식량난에 처해 있다"면서 "코로나 전염병 때문에 죽는 게 아니라 굶어 죽겠다는 아우성이 나오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신형코로나 방역 때문에 주민이동이 통제되면서 식량 매점매석으로 인해 식량값이 급등해 주민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상태가 지속되면 머지 않아 '고난의 행군' 때 겪었던 아사사태가 일어날 것이란 말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현지 녹음: 지금 한심해요. 지금 사는 게... 진짜 (코로나)병이 빨리 나아야지. 조선이라는 게 한번 국경문을 막아놓게 되면 장사하는 사람들이 장사 못하게 되니까 살기 바쁘지 않아요? 그러니까 막 혼란이 생기고 지금도 막 굶어죽은 사람들도 있대요. 아닌게 아니라 병에 걸려 죽는 게 아니라 굶어죽는 게 다 있대요.

소식통은 또 "도시 뿐 아니라 탄광, 오지에서도 식량난이 가중되고 있어 지금 곳곳에서 굶주린 주민들의 원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면서 "오죽하면 코로나 전염병이 아니라 굶어서 죽게 생겼다는 말이 터져 나오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현지 녹음: (돌아가는) 말을 들으니까 기가 차요. 병에 걸려 죽는 것 보다도 굶어 죽는게 다 있다고. 혜산 요(여기) 지대는 몽땅 밀수로 살아먹게 돼 있는데 밀수를 못하게 막아 놨으니까 각계(상품) 값이 잔뜩 오르고 장사하는 사람들도 장사를 못하고. 하루벌이하던 사람들도 그 벌이를 못하게 해서 지금 막 굶어서... 아, 이게 열흘도 아니고 이제는 몇 달 이예요. 두 달 동안 이렇게 하니까 굶어죽지 않으면 재간이 있어요? ....

소식통은 이어서 "지난 2월 식량가격이 급상승하면서 당국이 식량거래를 권력으로 통제하려 들었다"면서 "하지만 전국적으로 식량부족이 심화되면서 식량가격이 계속 오르자 당국의 식량가격 통제 시도는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신형코로나사태가 지속되면서 도처에서 굶주리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조-중 국경이 차단된 지 두 달이 지나자 식료품, 특히 식량난이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빈곤층 주민들은 하루 한 끼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특히 하루 벌어 하루를 살던 서민들의 고통이 매우 크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중앙에서는 우리(북한)나라에는 철저한 방역대책 덕분에 신형코로나에 걸린 사람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그게 무슨 상관이냐면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면서 "신형코로나 방역조치 때문에 식량이 없어 굶주리고 있는데 누구를 위한 철저한 방역이냐며 당국을 원망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