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한 북한의 코로나 방역…이번엔 쑥과 식초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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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최근 북한주민들 속에서 당국의 코로나19 방역사업이 형식적이라는 비판 여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본적인 방역약품이 없어 소금물 소독제에 이어 쑥과 식초까지 소독제로 사용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박정연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3일 “이달에도 중앙에서 비상방역 방침을 계속 강조하면서 (말린)쑥과 식초의 요구(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당국에서는 ‘올해 국가사업의 제1순위로 강력히 전개해야 할 중대사가 비상방역사업’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소독약조차 변변히 공급해주지 않아 주민들은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재래식 소독 방법에 매달리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청진시 라남구역에 있는 대부분의 공장과 농장에서는 시방역소의 소독 정형 검열에 대비해 재래식 소독제를 구비해 놓고 사용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채취해 말려둔 모기태(모기퇴치용) 쑥과 식초(밀주를 뽑고 난 뒤 나오는 후주로 만든 식초)를 코로나 비루스 소독제로 사용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재래식 소독 방법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 진 것은 말린 쑥을 그릇에 담아 불을 붙여 쑥 연기를 피운 뒤 1시간 정도 방문을 닫아둔 채 방안을 소독하는 것”이라면서 “과거 웬만한 전염병이 돌 때 이런 방식으로 실내를 소독했지만 과연 코로나 비루스가 쑥 연기에 완전히 소독이 될지 믿을 수가 없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한주(1주일)에 두 번씩 구역 방역소 검열성원들이 담당구역을 돌며 각 공장 기업소, 농장의 소독정형을 검열하고 있지만 대부분 소독약이 없어 이런 방법으로 형식적인 소독을 하고 있다”면서 “검열성원들이 나오는 날에만 모기태 쑥 말린 것으로 실내에 연기를 피우며 소독하는 흉내를 내고 후주로 만든 식초로 소독약을 만들어 곳곳에 비치해 둔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중앙에서 요구하는 코로나 방역이 아무리 강력해도 방역약품이 보장되지 않는 조건에서 하부 단위의 방역은 눈가림 형식에 그치고 있다”면서 “쑥을 태워 연기를 피우거나 식초로 소독하는 것은 구시대적인 방식으로 이를 바라보는 주민들은 형식적인 방역에 크게 낙담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같은 날 “당국이 코로나19 상황이 매우 엄중함을 주민들에게 강조하며 철저한 비상방역태세를 주문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주민들은 ‘기본적인 소독제도 없는데 맨 손으로 코로나비루스를 막으라는 것이냐’며 당국의 방역방침에 반발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방역당국은 새로운 변이 비루스가 계속 출현하면서 이에 맞게 마스크 착용과 실내 공기갈이(환기), 손 소독 등 방역조치를 철저히 유지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부분의 주민들은 소독약이 없어 그나마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초를 물에 희석해 사용하거나 쑥을 태운 연기로 실내 소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실내 부품이나 설비 등은 식초를 물에 희석한 후 분사해서 소독하고 있는데 그나마 식초 수요가 급증해 장마당에서 식초값이 치솟고 있다”면서 “밀주를 담가서 팔아 생계를 이어가던 밀주 장사꾼들이 밀주 뽑고 난 후주로 식초를 만들어 팔아 돈벌이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알코올 성분이 전혀 없는 후주는 산도가 높아 물에 섞어 분사하면 소독을 한 것처럼 소독 검열에서 통과할 수 있기에 여러 기관 기업소들이 사용하고 있다”면서 “신 맛이 강하고 냄새도 식초와 유사하지만 비루스를 죽이는 소독 효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당국에서는 우리 나라가 선진·인민적 방역에 앞서 나가고 있다며 각 지역에서 방역 조직을 철저히 꾸리고 필요한 시약 및 설비를 제대로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에 주민들은 ‘소독제가 없어 쑥이나 태우고 후주(식초)물을 뿌리는 것이 선진 방역이냐’며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박정연,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