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고 가짜 ‘코로나 격리’…농촌동원 빼주는 북 방역 간부들

북한 평원군 원화리 농장 모내기 모습.
북한 평원군 원화리 농장 모내기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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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일부 방역 관련 간부들이 코로나 격리체계(제도)를 이용해 돈벌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농촌지원 동원에 빠지려는 주민들이 방역 일꾼들에게 뇌물을 고이고 코로나 격리자로 분류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황해남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3일 “요즘 코로나격리체계(제도)를 이용해 방역 관련 간부들이 돈벌이를 하고 있다”면서 “방역 간부들과 사법기관 간부들이 농촌동원에 빠지려는 사람들로부터 돈을 받고 코로나 발열자로 지정해 자택 격리자로 지정함으로써 농촌동원에서 제외되게 해주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봉천군 방역소 일꾼들과 사법일꾼들 속에서 코로나방역과 관련해 부정부패 행위가 눈에 띄고 있다”면서 “코로나검진에서 발열자(감염자)로 확인되거나 환자와 접촉한 대상(사람들)은 무조건 15일간 자택에 격리하도록 되어있는 방역 규정을 이용해 멀쩡한 사람을 격리자로 지정해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방역소 일꾼들은 담당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매일 체온을 측정해 발열자를 가려낸 후 발열자는 집에서 격리하도록 지시한다”면서 “그런데 이런 방역 규정을 이용해 내화 20만원(약 30달러)안팎의 현금이나 식량을 주면 해당 주민을 코로나환자나 접촉자로 둔갑시켜 15일간 농촌지원에서 면제시켜 준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가뜩이나 농사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당국에서는 가짜 코로나환자로 분류되어 농촌 동원에 나가지 않는 주민을 색출하라고 사법기관에 지시했다”면서 “그러나 해당 보위원과 안전원들도 방역일꾼들과 짜고 뇌물을 받아 먹었기 때문에 가짜 코로나 환자, 환자와의 밀접접촉자를 가려내기는 쉽지 않다”고 증언했습니다.

북한당국은 오랜 가뭄에다 코로나 봉쇄로 모내기도 끝내지 못한 농장이 많아지는 등 농사 일이 다급해지자 일부 지역의 봉쇄까지 풀면서 농사일을 다그치고 있으나 방역 성원들은 사법성원들과 짜고 코로나 격리 규정을 이용해 돈벌이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4일 “당국에서는 농사일이 다급해지자 일부 도시 지역의 봉쇄까지 풀면서 어떻게 하나 모내기를 이 달 안으로 끝내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면서 “요즘 삭주군에서는 ‘부지깽이도 뛴다’고 할 정도로 농사 인력이 부족한 실정인데 농촌 동원에 나오는 지원 인력은 예년보다 대폭 줄어 농장 간부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군 방역소의 의료일꾼들에 의해 코로나 환자와 밀접 접촉자 수가 갑자기 늘어나고 있는데도 도 방역소에서는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방역 일꾼들이 돈을 받고 농사지원에 나가야 할 주민들을 격리자로 분류해 농촌동원에서 제외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일부 돈 많은 주민들은 방역 일꾼에게 내화 20만원의 뇌물을 고이고 코로나 발열자 또는 밀접 접촉대상자로 지정되어 자택에서 15일간 격리되면서 놀 수 있다”면서 “하지만 돈을 주지 않고 별다른 증상이 없으면 격리자로 분류될 수 없어 농촌동원에 반드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3일 오후 6시까지 북한 전역에 3만 2천 810명의 신규발열자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북한에서 지금까지 발생한 누적 코로나환자수는 총 450만 2천여명이고 누적 사망자수는 72명입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