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엘리자베스 워렌 미국 상원의원이 북한이 갈취한 암호화폐를 핵과 미사일 등 대량학살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자금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도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워렌(민주·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지난 3일 상원 은행위원회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임시의장을 불러 진행한 청문회에 참석했습니다.
그는 이날 "북한이 갈취한 암호화폐를 불법 미사일 프로그램에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으로 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암호화폐 업계에 대한 규제장치가 미비한 데 따른 것이라며 “많은 암호화폐 거래소와 가상지갑이 고객의 신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지 않는 것과 더불어 불법 행위를 걸러내지 않고, 제재 위반 역시 신고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최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유로 소위 ‘제재 폭격’을 맞은 러시아와 더불어 북한, 이란, 베네수엘라가 암호화폐를 제재 회피에 사용하는 대표적인 나라들로 꼽으면서, 파월 연준 임시의장이 이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이에 파월 의장은 연준 측에서 책임질 일은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이같은 나라들이 암호화폐를 악용하고 있다는 점은 익히 들어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워렌 상원의원은 또 북한 등과 같은 국가들이 암호화폐를 제재 회피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데 대해 “미국 재무부와 법무부, 나아가 유엔 및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그렇다’고 밝히고 있다”면서 “이론적으로는 암호화폐 업계도 이같은 국가들에 제재를 가하도록 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워렌 의원은 지난 2일 상원의 마크 워너(버지니아) 정보위원장, 섀러드 브라운(오하이오) 은행위원장, 그리고 잭 리드(로드아일랜드) 군사위원장과 함께 미 재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지난달 유엔 보고서 내용을 언급하며 북한이 4억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를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자금을 충당하는 데 썼다고 지적했습니다. (In a February 2022 report, the United Nations found that North Korea used stolen cryptocurrency –worth perhaps as much as $400 million–to fund its nuclear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 in contravention of international sanctions.)
그러면서 암호화폐 관련 제재 이행 및 감시단속의 진행 상황에 대한 답변을 이달 23일까지 달라고 재무부 측에 요구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 연방상원은 다음주 북한과 연계된 다수의 고위 정부 관리 및 지명자들을불러 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눈에 띄는 일정은 상원 군사위원회가 오는 10일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및 주한미군 태세’를 주제로 진행하는 청문회로, 존 아퀼리노 미 인도태평양사령관과 폴 라카메라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 사령관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입니다.
상원 외교위는 같은 날 ‘미국의 안보 협력 및 지원’을 주제로 제시카 루이스 미 국무부 정치·군사 담당 차관보와 마라 칼린 미 국방부 정책 담당 차관보를 불러 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에 앞서 오는 8일에는 상원 군사위가 '2023 회계연도 국방비용'을 주제로 찰스 리처드 미 전략사령부 사령관과 제임스 디킨슨 미 우주사령관을 증인으로 불러 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 상원 외교위는 이날 엘리엇 강 미 국무부 비확산 차관보 지명자, 제임스 오브라이언 미국 국무부 제재정책조정관 지명자, 베스 반 섀크 미 국무부 국제형사사법대사 지명자 등에 대한 인준 청문회를 진행할 것으로 공지됐습니다.
기자 한덕인, 에디터 이상민,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