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암호화폐 관련 수배 친북인사 스페인서 체포

스페인 국적자 알레한드로 카오 데 베노스에 대한 FBI 지명수배 전단.
스페인 국적자 알레한드로 카오 데 베노스에 대한 FBI 지명수배 전단. (/FBI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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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5월 미국 연방수사국이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기소한 스페인(에스빠냐) 국적자 친북 인사가 체포됐습니다.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될 지 관심이 주목됩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페인 경찰청(National Police)은 친북 인사이자 미 연방수사국(FBI)에 의해 지명수배 된 알레한드로 카오 데 베노스를 체포했다고 1일 공식 발표했습니다.

경찰은 현지시간 전날 오후 3시 경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의 푸에르타 데 아토차 기차역에 도착한 카오 데 베노스를 검거했으며, 그는 미국에서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스페인 경찰은 10월 중순에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로부터 카오 데 베노스가 스페인에 있을 수 있다는 정보를 받고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수사관들은 그가 바로셀로나에서 마드리드로 가는 기차를 타고 떠나던 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했고, 카오 데 베노스가 마드리드에 도착하자마자 신원 확인 후 곧바로 구금했습니다.

스페인의 친북 단체인 조선친선협회(KFA)를 설립한 카오 데 베네스는 지난해 4월 미 법무부에 의해 기소됐고, 같은해 5월에는 FBI에 의해 지명수배 명단에 올랐습니다.

그는 지난2019년 4월 북한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평양에서 블록체인·가상화폐 회의를 개최하고, 미 당국의 눈을 피해 미국의 가상화폐 전문가 버질 그리피스 섭외를 주선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북 암호화폐 관련 수배 친북인사 스페인서 체포 북 암호화폐 관련 수배 친북인사 스페인서 체포

스페인 경찰이 1일 X 계정에 공개한 영상. 카오 데 베노스로 추정되는 인물이 걸어가고 있다. /스페인 국가 경찰 트위터 @policia

미 법무부에 따르면 카오 데 베노스와 그리피스는 같은 혐의로 FBI의 수배에 오른 영국인 암호화폐 전문가 크리스토퍼 엠스와 평양 암호화폐 회의에 참석해 북한이 돈세탁과 제재 회피를 할 수 있는 블록체인 및 가상화폐 기술을 가르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회의 후에도 이들은 계속 공모해 북한에 가상화폐 및 블록체인 기술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향후 카오 데 베노스의 신병이 미국으로 인도될 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현지 언론 엘문도(Elmundo)와 엘 컨피덴셜(El Confidencial) 등에 따르면 카오 데 베노스가 1일 스페인 중앙재판소에 출석했다 현재는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카오 데 베노스는 이날 자신의 X 계정에 “범죄인 인도는 없다”며 “자신에 대한 미국의 혐의를 거짓”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국과 스페인은 1970년부터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고 있어 스페인 법원이 허가할 경우 카오 데 베노스는 미국으로 옮겨져 재판을 받아야 합니다.

미 국무부는1일 향후 카오 데 베노스의 신병인도와 재판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법무부에 문의하라”고 답했고, 미 법무부와 스페인 외무부는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그리피스는 지난해 4월 뉴욕 남부지방법원에서 북한과 같은 테러지원국에 허가 없이 상품, 서비스, 기술 수출을 금지하는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 위반으로 징역 5년 3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엠스는 지난 해 초 사우디 아라비아 방문 중 미 정부의 범죄인도 요청을 받은 사우디 정부에 의해 체포됐다가 풀려난 후 9월 러시아로 거처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에디터 김소영,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