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며칠 전부터 한국 측에 통보 없이 황강댐 수문을 개방해 방류조치를 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한국 통일부가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한반도 중부 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한국 측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북한이 여전히 한국 측에 통보 없이 황강댐의 수문을 개방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며칠 전부터 황강댐에서 일부 방류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그 방류 규모는 아직 한국 측에 피해를 줄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습니다.
통일부는 북한이 6월 말부터 북한 지역 강우 상황에 따라 방류와 중단을 반복해오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임진강 상류의 황강댐이 방류를 시작하면 그 하류의 한국 측 경기도 연천 및 파주 등지에서 수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황강댐 수문 개방으로 인한 방류가 그 하류지역인 군남댐 수위에 영향을 미치는 시간은 4~5시간입니다.
특히 황강댐의 경우 한국 측 홍수조절댐인 군남댐보다 총 저수량이 5배가량 크기 때문에 한국에선 북한 측 황강댐 수문 개방 여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앞서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로 인해 한국에 다수의 피해 사례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지난 2009년 9월과 2012년 8월에는 각각 6명, 2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지난 2020년 8월에는 경기도 파주와 연천지역 주민들이 대피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09년 인명 피해 이후 같은 해 10월 북한 측 수문 개방 시 한국 측에 사전 통보하기로 한국 정부와 합의했지만 이 같은 합의는 현재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상황입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이 현재까지 한국 측에 사전 통보 이후 방류한 사례는 모두 6차례입니다. 이 가운데 지난 2009년 10월 이뤄진 합의 이후 현재까지 사전 통보한 사례는 2010년과 2013년 각각 2차례씩 모두 4차례뿐입니다.
이에 따라 통일부는 지난 6월 28일 공개 입장문을 통해 “홍수피해 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사전통지는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치”라며 북한이 댐의 수문을 개방해 방류 조치를 할 경우 한국 측에 사전통지를 해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이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차덕철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 (지난달 1일):통일부는 지난 6월 28일 북측에 댐 방류 시 사전에 통보해 줄 것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북측 지역의 호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황강댐 수문 개방 정황이 포착됐고 또한 북측이 현재까지 우리 측에 아무런 통보나 우리 측 요구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에 또다시 사전통지 요청을 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이미 공개적으로 요구한 바 있고 이러한 사항은 북한 측이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공개요구를 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현재 한반도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내리고 있는 비는 오는 12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 기상청은 현재 장마전선이 머물고 있는 어느 지역이든 비구름이 강하게 형성되면 시간당 50~100mm에 달하는 많은 양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 매체도 황해도와 강원도 남부, 개성 등에 폭우와 많은 비 주의경보가 발령됐다고 전했습니다. 황해도 배천군과 장풍군, 강원도 철원군, 개성 등지에 폭우를 동반한 50~80mm의 비가 더 내릴 전망입니다.
한국 기상청 관계자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현재 장마전선이 북상할 가능성과 관련해 “12일 이후 장마전선의 변동성이 심해 현재로선 예측이 어렵다”며 “12일까지는 한반도 중부 등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