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북, 200여만 달러 상당 현물상환 협의 불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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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동유럽 국가 루마니아에 미화 약 2백만 달러 상당의 북한산 물품으로 부채를 상환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채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루마니아 재무부 측이 밝혔습니다. 북한이 부채를 상환하지 않은 또 다른 국가인 스웨덴(스웨리예) 역시 2018년 북한과의 채무 협정이 만료됐다며 북한이 후속 협의에 나서기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루마니아 재무부 공보실은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루마니아 정부에 미화 206만 달러 상당의 북한산 상품 수출로 채무를 상환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루마니아 재무부 측은 "1989년 12월 31일 이전까지 이뤄진 대외 무역 활동 및 기타 대외 활동 등에 따라 발생한 북한의 부채 총액은, 지난 2002년 9월 20일 루마니아 부카레스트에서 북한의 부채 관련 양국 간 협정을 통해 조정됐다"고 말하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The amounts owed to the Romanian State by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which result from the foreign trade activity and other foreign activities carried out before December 31, 1989, were regulated through the Agreement between the Government of Romania and the Government of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regulating the debt of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to Romania, signed in Bucharest on September 20, 2002.)

기존 언론 보도와 한국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에 따르면, 북한은 루마니아에 미화 54만7천 달러의 채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물 상환을 계획하면서 그 액수가 변동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루마니아 재무부 측은 양국 간 협정에 따르면 북한은 2007~2011년 사이 미화 206만 달러 상당의 북한산 상품으로 루마니아에 부채를 상환해야 했지만 "현재까지 북한 당국은 협정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According to the Agreement, Romania was to collect from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foreign exchange rights amounting to USD 2.06 million through export of Korean goods between 2007 and 2011. Up until the present, the North Korean authorities have not observed the provisions of the Agreement.)

재무부는 이어 "루마니아는 합의 사항을 준수하기 위해 평양에서 정치·외교적 협의를 하면서 북한의 부채 문제를 지속적으로 다뤘다"고 전했습니다. (The Romanian side has constantly approached the issue of the Korean debt during the political and diplomatic consultations in Pyongyang for observance of the provisions of the government agreement.)

또 "(루마니아의) 현행 법률에 따르면 부채 감소나 탕감은 루마니아 정부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며 "북한은 루마니아 정부에 부채 탕감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According to the legislation in force, any reduction/cancellation of a debt must be approved by the Government of Romania.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has not sent to the Government of Romania any request for cancellation of the debt.)

이런 가운데, 스웨덴 무역보험기관(EKN) 공보실 역시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2020년 12월 기준 스웨덴에 지고 있는 빚은 31억6200만 스웨덴 크로나(미화 약 3억5천만 달러)라고 전했습니다.

공보실은 이어 "(스웨덴과 북한 간) 가장 최근 이뤄진 상호 협정은 2005년에 시작돼 2018년에 만료됐다"며 "스웨덴 무역보험기관은 후속 합의를 진행하고 싶다는 뜻을 북한에 전달해 왔다"고 덧붙였습니다. (The most recent bilateral agreement was entered by both parties in 2005 and expired in 2018. EKN has communicated with North Korea that EKN wishes to enter into a follow-up agreement.)

북한의 채무와 관련해, 미국 뉴욕의 민간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의 조나단 코라도(Jonathan Corrado) 정책 담당 국장은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지금까지 채무 조정 논의에 참여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서방 국가에 대한 북한의 채무는 원금과 이자를 모두 고려하면 미화 30억~50억 달러로 추정된다는 것이 코라도 국장의 설명입니다.

한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최유정 전문연구원 역시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대북제재 등의 영향으로 외화 수급이 어려워져 어떠한 국가에도 빚을 갚을 가능성은 적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루마니아의 경우처럼 현물로 상환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최유정 연구원: 현물이라고 하는 것은 북한이 빚을 갚을 수 있을 정도의 경쟁력 있는 자원 혹은 노동자 파견일 가능성이 큰데 지금 다 제재로 막혀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사실 상환이나 협상에 나설 유인이 북한도 없고, 상대국도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북한이 채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영국과 체코, 오스트리아 등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부채를 탕감해 줄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외에 북한은 스위스, 핀란드, 헝가리 등에도 빚을 갚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자 지정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