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주민들이 안전한 현금 자산을 보관하기 위해 새로 발행된 미화100달러짜리 지폐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위조지폐일 가능성이 없다는 점이 이유로 꼽힙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대북 무역에 관여하는 중국의 한 무역업자는 “북한 대방들이 대금 결제용으로 보내오는 달러 가운데 새로 발행된 100달러짜리가 거의 없고, 낡고 허름한 옛날 달러가 대부분이다”고 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북한 무역대방들은 중국에서 물건을 가져가고 그 결제 대금으로 부피가 작은 달러로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무역업자는 “현재 조선(북한)에서는 신권 100달러짜리를 ‘큰 대가리’, 구권 100달러짜리를 ‘작은 대가리’라고 부른다”면서 “북한 상인들은 장사하다가도 신권 100달러를 받으면 내놓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새 돈을 선호하는 이유는 위조지폐일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한마디로 믿을만한 돈’이라는 겁니다.
미국 중앙은행은 위조방지 장치를 강화한 다양한 첨단기능을 추가시킨 신권 100달러 지폐를 지난 2014년부터 발행해오고 있습니다.
원래 미국이 100달러 신권발행을 2011년부터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인쇄과정에서 지폐에 주름이 잡히는 등 오류 때문에 연기되었습니다.
이 신권 중간에는 위폐 식별장치가 부착된 청색이 들어간 3차원(3D) 안전띠가 있고, 잉크병 모양 안에 들어있는 ‘자유의 종’ 입체화상이 추가되어 웬만한 위조지폐범들도 흉내내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정보가 북한 주민들 귀에도 들어가면서 무역 상인들은 물론 일반 주민들도 자산 보관용으로 신권 100달러짜리를 찾고 있다는 겁니다.
평안북도 국경지방의 50대 주민도 “2010년에 미국이 새 100달러를 찍어낸다고 발표하자, 북한에서 달러를 갖고 있던 사람들은 바짝 긴장했던 적이 있다”면서 “왜냐면 가지고 있던 구권 100달러를 바꾸지 못하면 무효될까 봐 걱정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구권 100달러와 신권 100달러를 그대로 쓰는 것을 보고 북한 식 화폐개혁과 다르다는 점을 느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신권 100달러짜리 지폐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이 돈은 교환할 때 환율도 구권보다 조금 높게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주민은 “예를 들어 새 돈 100달러로 중국 돈을 바꿀 경우 1대 6의 비율로 바꿀 수 있지만, 구권 100달러는 1대 5로 거래되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그는 “같은 100달러라도 상인들은 신권을 요구하며, 일단 수중에 들어오면 자산용으로 보관하고 될수록 내놓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