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과 러시아 양국이 조약 체결 이후 민간 분야에서의 협력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병원 건설을 러시아가 돕고 상호 간 식품 수입 등의 논의가 구체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 이후 양국 간의 교류가 점차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북한의 병원 건설을 도울 계획이라고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가 최근 (26일) 러시아 국영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북러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의료 협정을 체결했는데, 러시아의 도움으로 실제 북한 주민에 대한 의료혜택이 향상될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북한은 이미 외부공사가 끝난 평양종합병원에 들여놓을 의료 장비와 기자재 확보가 지연돼 개장이 미뤄지는 등 의료 설비를 주로 수입에 의존해왔기 때문입니다.
북한 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장은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의료환경이 열악한 북한에 러시아가 도와줄 부분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안경수 센터장 : 북한에서 진짜 열악한 분야는 사실 민간 분야거든요. 북한이 굉장히 필요한 부분이 지금 많아요. 평양에 평양 종합병원이라고 아주 깨끗하게 건물이 서 있는데 내부에 들어가는 장비나 기기나 이런 거에 조금 문제가 있다고 얘기가 되는데 러시아가 사실은 도움을 많이 줄 수가 있어요. 각 도에 지금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도 종합병원 같이 수요가 큰 곳도 러시아로부터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죠.

뿐만 아니라 북한이 러시아를 통해 또 다른 국가에서 생산한 의료장비들까지 손에 넣을 수 있는 가능성도 있습니다.
안경수 센터장 : 사실 보건의료 쪽으로 보면 의료 장비나 기기가 굉장히 최첨단이 필요하고 또 대규모 과학기술이 집약된 기기이고, 내부 부품 이런 문제들이 중요하기 때문에 꼭 러시아산만이 아니라 러시아를 통하면 해외 의료 선진국의 장비 같은 걸 좀 쉽게 도입을 할 수가 있어요. 러시아 채널이 뚫려버리면 기존에 미국이나 이런 서방의 그런 대북 제재가 무력화되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의료장비 기기 등을 러시아로부터 또는 러시아를 통해서 도입이 좀 쉽게 되는 그런 가능성이 생겼다.
또 안 센터장은 “30층 가까이 되는 평양종합병원에 들어가는 인력 자체도 상당할 것”이라며 “북한의 의료 분야 인력을 교육시키는 부분에서도 러시아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북한산 사과와 인삼을 수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타스 통신이 27일 보도했습니다.
지난 27일 세르게이 단크베르트 러시아 수의식물위생감독국 국장과 김수철 북한 수출입품질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이 만나 농업 부문 협력에 대해 논의하면서 나온 내용입니다.
러시아 수의식물위생감독국은 “양국이 채소와 과일 등의 상호 공급과 관련해 무역 거래를 확대할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단크베르트 국장은 러시아가 북한 사과를 수입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히고 “김 부위원장은 북한도 러시아에 인삼을 수출할 준비가 돼 있고, 가축 및 유제품의 거래를 늘리는 데에도 관심을 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이 올해 상반기를 결산하는 전원회의를 앞두고 북러 조약 이행에 관한 후속 조치가 중요한 논제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기에 포함된 군사분야와 과학기술분야 그리고 상호 무역과 투자 협력에 대한 구체적인 윤곽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