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 식수∙위생시설 매우 열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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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아동기금(UNICEF)은 북한에서 안전한 식수를 확보하는 주민의 비율이 감소하고 있다면서 식수 관련 상황이 매우 열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보건기구와 유엔아동기금이 최근 공동 발표한 ‘가정용 식수와 위생시설, 위생에 대한 진전’(Progress on household drinking water, sanitation and hygiene 2000-2017)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이 보고서에 공개된 ‘국가별 안전하게 관리되는 식수 이용 현황'(Use of safely managed drinking water services by country and region)에 따르면, 상수도, 공공 배수탑, 우물 등에서 안전한 식수를 확보한 북한 주민의 비율이 지난 2000년 전체 인구의 69%였지만 2017년에는 67%로 줄었습니다.

(/그래픽-김태이)

또 북한은 세계 평균인 71%에 비해 4%포인트가 낮았고, 미국 99%, 한국 98%에 비해 2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위 그래프 참조)

특히 보고서는 북한에서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배설물이 농업 분야에서 정기적으로 비료로 사용되고 있다며, 적절하게 관리되지 않는다면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된다고 지적했습니다. (I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untreated excreta are regularly collected and used as a fertilizer in agricultural fields, which is considered unsafe unless it is adequately treated.)

그러면서 보고서는 북한 등 일부 국가들이 배설물을 개방된 장소에 방치시켜 식수를 오염시켜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래픽-김태이)

아울러 안전한 식수를 확보한 북한 주민의 도시와 농촌 간 격차가 20%포인트 이상으로 컸습니다. (위 그래프 참조)

실제 도시에서는 북한 주민 77%가 안전한 식수를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농촌에서는 그 비율이 50%에 그쳐 도시와 농촌 간 27%포인트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반면에, 위생시설 분야에서 하수도, 정화조, 수세식 변기, 환기장치와 뚜껑이 있는 재래식 변기 등의 시설을 이용하는 북한 주민 비율은 2017년 83%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유엔의 ‘지속가능한 개발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를 위해 세계 각국의 식수와 위생 실태를 담은 보고서로, 보고서는 전 세계적으로 20억 명 이상이 깨끗한 식수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마리아 네이라(Maria Neira) 세계보건기구 공중위생 환경국장은 “전 세계에서 깨끗한 식수와 위생적인 화장실 오∙폐수 처리시설이 보편적으로 제공된다면 설사병과 콜레라, 장티푸스, A형 간염 등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