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생태복원사업 지지부진

0:00 / 0:00

앵커 : 북한당국이 고산지대 멸종위기 생물 복원사업에 주력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생태계 파괴가 너무 심해 생태복원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지적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내각 산하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국토환경보호성, 수산성과 임업성을 동원해 고산지대 멸종위기 생태계 복원에 힘을 쏟고 있지만 아직까지 단 한 가지의 복원사업도 이뤄내지 못했다고 복수의 양강도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15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국토환경보호성이 2012년부터 고산지대에서 멸종한 붉은향나무와 북방개구리, 복작노루(고라니), 산천어 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토환경성은 고산지대 희귀식물인 붉은향나무와 고려약(한약) 재료인 황경피나무가 멸종했고 동물들로는 호랑이와 반달곰, 꽃사슴과 사향노루, 노루와 복작노루(고라니), 검은돈(산달)과 삵이 멸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북한 고산지대 냇가의 흔한 어종이었던 산천어와 도롱뇽, 북방개구리와 가재도 멸종위기에 있다며 이러한 동식물들은 주민들이 껍질과 가죽, 고기와 기름을 중국에 밀수하기 위해 마구잡이로 잡아들이면서 멸종하게 됐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17일 양강도의 한 대학생 소식통은 “생태계 복원을 위해 아직 숲이 남아있는 개마고원 일대 김형권군에 고산지대 생물복원연구소와 종어사업소를 조직했지만 원종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설령 원종을 확보했다고 해도 산천어와 도롱뇽과 같이 채종(번식)이 어려운 생물들도 있어 복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무분별한 산림파괴와 최근까지 지속되고 있는 가뭄, 이상 고온현상까지 겹쳐 고산지대 생물보존 사업은 난관에 봉착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1970년대부터 김일성과 김정일의 생일에 녹용과 산천어 피, 곰발바닥을 선물하기 위해 희귀동물들을 마구 잡았다”며 “‘고난의 행군’시기 식량 대용으로 삼기 위해 주민들이 무차별적으로 동식물들을 남획함으로써 생태계 파괴를 부추겼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때늦은 생태복원 사업이 시작됐지만 아직 필요한 장비도 없고 지원체계도 갖추지 못했다”며 “동원된 과학자, 연구원들도 딱히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몇 년째 복원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