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이른바 '80일 전투'가 막을 내렸지만, 여러 측면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당초 80일 전투의 목표가 북한 주민들의 충성심 고취였던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노동당 8차 대회를 앞두고 진행한 80일 전투가 30일로 막을 내렸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이날 "80일 전투 기간 동안 8차 당대회 소집을 위한 훌륭한 조건을 마련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앞서 국가비상방역사업 강화, 자연재해 복구, 올해 농사 결속과 내년도 준비, 국가 중요 대상 건설과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최대한 수행 등을 80일 전투 목표로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관영 매체의 보도와 달리 경제발전과 건설사업 등에서 북한은 큰 성과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으로 지난 10월 완공 예정이었던 평양종합병원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는 80일 전투가 끝날 때까지 완공 소식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또 북한 관영 노동신문은 지난 28일 올해의 주요 경제 업적으로 순천린비료공장과 안석간석지 준공, 고산과일가공공장, 평양향료공장 개건 등을 언급했지만, 이 중 순천린비료공장과 안석간석지 등의 주요 사업은 80일 전투 이전에 이뤄진 결과물입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Soo Kim)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은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80일 전투는 코로나19, 즉 코로나 비루스 사태로 인해 사회·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운 시기에 시작됐다"며 "내세운 목표를 이루기에 기반 시설과 자원 등이 부족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또 "80일 전투는 심리적인 요소, 즉 사기 진작을 위한 요소를 포함한다"며 북한도 "목표 완수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겠지만, 80일 전투는 정권의 생존을 위해 북한 주민들에게 복종과 충성심을 각인시키는 데 중요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워싱턴대의 하용출 교수 역시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경제 목표를 이루기 위한 이러한 시도는 북한에서 흔히 있어 왔지만, 이번 80일 전투는 경제보다 정치적인 동기가 더 컸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또 "이 전투는 북한 핵무기의 정치적 효과가 상당히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김정은 위원장은 8차 당대회 이전 자신의 지도력을 보여줄 가시적인 성공 사례가 필요했다"고 추정했습니다.
북한 정권이 코로나19 사태로 전례없는 경제난을 겪는 주민들에게 핵무기로 권력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어려워져, 눈에 띄는 성공 사례가 필요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 국장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이번 80일 전투에서 목표한 바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고스 국장: 북한은 코로나, 제재, 자연재해의 문제로 외부와 단절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요인들로 북한 경제가 침체됐으며, 80일 속도전이 이를 만회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The country is pretty much cut off from the world because of COVID, sanctions, and weather problems that they had. I suspect that that's depleted the economy somewhat and I don't think the 80 day speed campaign has made up for that.)
아울러 고스 국장은 이번 80일 전투와 관련해 인권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며, 자신의 본업과 상관없이 동원된 북한 주민들이 결국 완수하지 못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앞으로 다시 동원될지 모른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 역시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대중 동원은 언제나 강제노역 동원으로 이어진다"며 "북한 정권에 필요한 것은 경제 개혁이지만, 정권은 이를 거부하고 노동력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데 집중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사무직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주민들이 공사와 같은 고된 노역에 동원되다보니, 작업장에서 사고도 흔하게 발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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