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일부 지방당국, 재정 부족해 노인연금 지급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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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북한이 각 도, 시, 군별로 지방 산업 활성화, 도시 미화사업 등의 경쟁을 독려하면서 지방 당국들이 재정 부족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노인들에게 매달 지급해야 할 연금도 주지 못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북한이 노인들이 받는 연로연금을 인상했지만 대도시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들이 자금이 모자라 연금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남도의 한 기업소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월 30일 “최근 도내 여러 지역들이 노인들에게 연로연금을 주지 못했다”며“지역에 돈이 없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그는 “북청군, 덕성군, 리원군 등 도내 대부분 지역에서 작년 12월분과 올해 1월분 연금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생활이 어려운 노인들이 읍사무소에 가서 왜 연금을 안 주는지 묻자 연금을 줄 돈이 없어 그러니 참고 기다리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작년에 당국이 노동자, 사무원 월급과 노인들이 받는 연로연금을 10배 정도 인상했다”며“쌀 1kg가격의 1/3밖에 안되는 (내화) 2000원(미화 0.24달러) 정도의 연로연금을 받던 노인들은 연금 액이 인상된다는 소식에 환호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함경남도의 경우 작년11월부터 인상된 연금을 받게 되어 있었는데, 당국은 11월 한달 연금만 제대로 지급한 후 연금을 더 이상 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각 시, 군 인민위원회 재정부에 자금이 다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이 노인들을 위해 연금 액을 10배 정도 높였다고 선전하지만 연금만 가지고 절대 한달을 생활할 수 없다 보니 자식이(자녀가)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데 자식이 간부이거나, 장사를 잘하거나, 좋은 직업을 가지지 않은 이상 부모를 돌볼 조건(여건)이 못된다”며“이는 어느 지방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지난달 31일 “인구가 많은 큰 도시는 이렇게 저렇게 들어오는 자금이 있어 노인들에게 연금을 줄 수 있지만 인구가 작은 농촌 군은 그렇지 못하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연로연금은 중앙 예산이 아니라 각 지방이 자체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충당해야 한다”며 “지방산업공장이 다 멈춰선 상황에서 지방 예산 수입이 거의 없는 만큼 지금까지 대부분 지역들이 시장 장사꾼에게서 거둔 장세(장사를 하는 대신 국가에 내는 돈)로 노인들에게 연금을 주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악성 전염병(코로나) 발생 이후 당국이 시장을 강하게 통제하면서 시장 문을 닫는 날이 많고 장사하는 사람도 많이 줄어 장세가 적게 걷힌다고 하는데 이것도 노인들에게 연금을 주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거름생산이 한창인 현재 북한에서는 시장이 오후 4시~6시까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또 각 시, 군들이 중앙에서 특별히 지시한 학생교복공장, 가방공장, 농촌 주택건설 등에 있는 자금, 없는 자금을 다 투입하다 보니 그러지 않아도 부족한 지방의 자금사정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에서 일을 마치고 연로보장(정년퇴직)자가 된 60세(여성 55세)이상의 주민은 매달 공로, 직업 등에 따라 정해지는 연로연금을 받게 됩니다. 연로연금은 각 지역 읍(동)사무소에서 지급합니다.

북한에서 연로연금을 지급받는 사람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는 즉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말 북한 당국은 노인들이 받는 연로연금을 2,000원(미화 0.24달러) 수준에서 2만 5천원(미화 3.01달러)으로 인상했습니다. 하지만 이 돈은 식량판매소에서 약 5kg의 쌀을 살 수 있는 정도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