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발전기 수입해 유류 제재 유연적 대처”

0:00 / 0:00

앵커 :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노틸러스 연구소는 북한 주민이 더 이상 당국의 불안정한 전력 공급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발전기'를 구입하는 사례가 최근 수 년 간 급격히 늘고 있다면서, 이는 역설적으로 대북 유류 제재에 대해 북한이 유연적으로 대처할 능력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노틸러스 연구소의 데이비드 본 히펠(David von Hippel) 수석연구원은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발전기의 액수와 수량이 2010년을 전후로 급격히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히펠 연구원 : 북한은 극히 소량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발전기를 중국에서 수입했습니다. 최근 북한 방문자들의 증언과 유엔의 무역관련 자료(UN "Comtrade" data)를 토대로 분석해 본 결과 사업장이나 가정에서 작은 발전기 사용이 크게 늘었습니다. 최근 북한에서는 배터리를 충전하거나 조명 등을 켜거나 소형 전자기기나 심지어 전기 스쿠터 즉 전기를 이용한 외발 자전차를 가동하기 위해 발전기가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히펠 연구원은 노틸러스 연구소의 피터 헤이즈(Peter Hayes) 소장과 함께2009년부터 지난해까지의 북한의 태양광 발전기와 풍력발전기 등 발전기 수입 실태를 분석한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히펠 연구원은 북한의 전력망 노후에 따른 전송 과정에서의 전력 손실, 겨울철 수력발전 용량 감소, 석탄 화력발전소 가동을 위한 연료 부족이나 기술적 문제 등으로 북한 당국은 일부 지역과 기관에 우선적으로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기관이나 사업장은 물론 장마당 활동으로 여유 자금을 갖게 된 개인들이 장마당 매대의 조명 등을 위해 소형 발전기를 구입하는 사례가 상당히 늘었다고 히펠 연구원은 덧붙였습니다.

유엔 통계 자료에 따르면2000년대 초까지 불과 수 십 대에 불과하던 발전기 연간 수입 대수가 매년 수 백대, 수 천 대로 증가하기 시작하더니, 지난 5년 동안에는 연간 수 만 대로 급격히 늘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히펠 연구원은 1990년대에는 거의 수입되지 않던 소형 발전기가 2015년에는 5만 3천대나 수입돼, 2017년까지 소형 발전기의 총 수입대수는 20만 대를 넘어섰다고 강조했습니다. 즉 소형 발전기 수입의 80퍼센트 이상이 2010년 이후에 이뤄졌다는 것이 히펠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히펠 연구원은 북한 주민들이 발전기 구입 등으로 대북 유류 제재의 압박을 피하고 있다면서 대북 제재의 추가 강화보다는 에너지 분야의 교류협력이 비핵화 대화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히펠 연구원 : 에너지 특히 전기는 북한과의 협상에서 핵 문제보다 중요한 요소입니다. 북한의 전기 등 에너지 부족이 북한의 경제 개선을 막는 핵심 요소입니다.

히펠 연구원은 이번 보고서에서 북한 주민들, 특히 비교적 경제적 여력이 있는 가정에서는 북한의 불안정한 전력망으로 인해 오히려 대북 유류 제재에 대비하는 유연성을 갖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 군부 등 기관에서도 대형 태양열 발전기나 디젤유 사용 발전기를 구입해 에너지 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방안을 찾아 유엔의 유류 제재의 영향을 덜 받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